제이슨 밀러(Jason Miller, 1939~2001)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배우로, 연극계와 영화계 양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본명은 존 앤서니 밀러 주니어(John Anthony Miller Jr.)이며, 1939년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성장했다. 그는 스크랜턴 대학교와 미국 가톨릭 대학교에서 교육받으며 연극에 대한 기초를 다졌고, 이후 사실주의적인 필치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극작가로서 밀러의 명성을 확립해 준 대표작은 1972년 발표한 연극 '그 챔피언십 시즌(That Championship Season)'이다. 고교 농구 우승팀원들이 20년 후 재회하며 벌어지는 갈등과 폭로를 다룬 이 작품은 당대 미국 사회의 도덕적 파산과 허상을 날카롭게 파헤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희곡으로 그는 1973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과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극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배우로서 그는 1973년 공포 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The Exorcist)'에서 데미안 카라스 신부 역을 맡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신앙에 대한 회의와 개인적인 죄책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신부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그의 연기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역할로 그는 제4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후 '엑소시스트 3'를 비롯한 여러 영화와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지속했다.
밀러의 예술적 기반은 그가 성장한 스크랜턴 지역의 정서와 가톨릭적 배경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그는 배우 제이슨 패트릭의 아버지이기도 하며, 1982년에는 자신의 대표작인 '그 챔피언십 시즌'을 직접 연출하여 영화화하기도 했다. 그는 말년까지 스크랜턴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극단 운영 등에 참여했으나, 2001년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제이슨 밀러는 문학적 성취와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드문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인간의 고립, 믿음의 상실, 그리고 무너져가는 사회적 가치를 탐구했던 그의 작품과 연기는 현대 미국 예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그가 창조한 카라스 신부 캐릭터는 장르 영화를 넘어선 인간적 깊이를 보여준 상징적 인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