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2001년은 21세기와 제3천년기가 시작된 첫 번째 해로, 현대사에서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다. 그레고리력에 따라 월요일로 시작한 평년이며, 냉전 종식 이후 유지되던 국제 질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적으로는 안보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으며, 정보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인류의 생활 방식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해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사건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납치된 민간 항공기들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펜타곤에 충돌하여 수천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국제 정세는 테러리즘에 대응하는 안보 중심의 논리로 재편되었으며, 공항 보안 및 출입국 절차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었다.

경제와 국제 관계 측면에서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결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12월 11일 중국이 공식적으로 WTO에 가입함으로써 세계 경제 체제에 본격적으로 편입되었으며, 이는 중국이 향후 'G2' 국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또한 유럽에서는 이듬해 도입될 유로화 실물 화폐 유통을 앞두고 유럽 연합(EU) 국가들 간의 경제 통합이 가속화되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며 신보수주의 정책이 대두되었다.

과학 기술 및 문화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초안이 완성되어 생명과학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 체제인 윈도우 XP가 출시되어 개인용 컴퓨터 환경의 표준을 제시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2001년의 일이다. 대중문화계에서는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개봉하며 판타지 장르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애플이 아이팟(iPod)을 출시하며 디지털 음악 시장의 혁명을 예고했다.

대한민국에서는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이 정식 개항하여 동북아시아의 물류 및 항공 허브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1997년 발생한 외환 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 국제통합기금(IMF) 관리 체제로부터 조기에 졸업하며 경제 주권을 회복했다. 사회적으로는 이듬해 열릴 2002년 한일 월드컵 준비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으며, 전국 곳곳의 월드컵 경기장이 완공되어 개장 행사가 이어졌다. 이 시기 한국 사회는 IT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급증하며 정보화 사회로의 이행을 완성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