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월드 시리즈는 1910년 10월 17일부터 10월 23일까지 열린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의 챔피언 결정전이다. 아메리칸 리그(AL)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내셔널 리그(NL) 우승팀인 시카고 컵스가 맞붙었다. 7전 4선승제로 진행된 이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시카고 컵스를 꺾고 구단 창단 이후 첫 번째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시카고 컵스는 1906년부터 1910년까지 5년 동안 4번이나 내셔널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1907년과 1908년 월드 시리즈를 연패한 당대 최고의 강팀이었다. 프랭크 찬스 감독이 이끄는 컵스는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정상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반면 코니 맥 감독이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는 에디 콜린스, 프랭크 베이커 등 젊고 재능 있는 타자들과 강력한 투수진을 앞세워 아메리칸 리그를 104승 47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제패하고 월드 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이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우승의 가장 큰 일등 공신은 투수 잭 쿰스(Jack Coombs)였다. 쿰스는 2차전, 3차전, 5차전에 선발 등판하여 세 경기 모두 완투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단일 월드 시리즈에서 한 투수가 3승을 거둔 것은 매우 드문 기록이며, 쿰스는 도합 27이닝을 던지며 컵스의 타선을 효과적으로 묶었다. 또한 1차전에서는 애슬레틱스의 또 다른 에이스인 치프 벤더(Chief Bender)가 호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시리즈의 흐름은 초반부터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필라델피아는 홈구장인 샤이브 파크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고, 시카고의 웨스트 사이드 파크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 3차전까지 내리 따내며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었다. 시카고 컵스는 4차전에서 에이스 모데카이 브라운(Mordecai Brown)을 구원 투수로 투입하고 연장 10회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스윕패를 면했으나, 이어진 5차전에서 다시 한번 잭 쿰스의 역투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1910년 월드 시리즈의 결과는 20세기 초 메이저 리그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시카고 컵스는 이 패배를 기점으로 과거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서서히 잃어갔으며, 이후 2016년에 우승하기 전까지 100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월드 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암흑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반면 코니 맥의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는 1910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11년과 1913년에도 월드 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왕조(Dynasty)를 구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