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은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의 해로, 전 세계적으로 제국주의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함과 동시에 근대적 질서가 재편되던 전환기였다. 유럽에서는 강대국들 사이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었으며, 과학과 산업 분야에서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혁신적인 성과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이 해는 평화로운 '벨 에포크' 시대의 마지막을 상징하며, 다가올 거대한 전쟁의 전조가 곳곳에서 감지되던 시기였다.
정치 및 국제 관계 측면에서 발칸 반도는 '유럽의 화약고'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1913년 발생한 제2차 발칸 전쟁은 오스만 제국의 영토 분할을 둘러싼 발칸 동맹국들 간의 갈등으로 촉발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세르비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의 적대 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훗날 세계 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우드로 윌슨이 제2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고, 현대 금융 체계의 핵심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가 창설되어 경제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산업과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헨리 포드는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 이동식 조립 라인(Moving Assembly Line)을 도입하여 자동차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였다. 이는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 산업 공정의 표준을 제시했다. 과학계에서는 닐스 보어가 원자의 구조를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을 발표하여 양자역학의 기초를 닦았으며, 한스 가이거와 어니스트 마즈든의 실험을 통해 원자 내부의 구조가 더욱 명확히 규명되었다.
일제 강점기 하의 한반도에서는 무단 통치가 더욱 강화되며 민족적 시련이 깊어지던 때였다. 일제는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토지조사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여 경제적 수탈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헌병 경찰 제도를 통해 한국인의 모든 사회적 활동을 강력하게 통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 속에서도 박상진 등을 중심으로 한 대한광복회 결성의 전초 단계인 계림단이 조직되는 등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다.
문화와 예술계에서도 전통적인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들이 이어졌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이 초연되었는데, 당시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불협화음과 원시적인 리듬으로 인해 관객들의 폭동에 가까운 소동을 일으키며 현대 음악의 서막을 알렸다. 또한 아서 윈이 고안한 세계 최초의 크로스워드 퍼즐이 '뉴욕 월드'지에 게재되었고, 해리 브리얼리가 녹슬지 않는 강철인 스테인리스강을 발명하는 등 실생활에 밀접한 변화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