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은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의 해로, 유럽의 이른바 '벨 에포크(Belle Époque)'가 종말을 향해 치닫던 시기다. 발칸 반도에서는 제2차 발칸 전쟁이 일어나 영토 분쟁이 격화되었으며, 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유럽 열강들 사이의 군비 경쟁과 동맹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고, 국제 정세는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다.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는 현대 사회의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사건들이 잇따랐다. 미국에서는 헨리 포드가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 이동식 조립 라인(Assembly Line) 방식을 도입하여 자동차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법의 통과로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가 설립되어 현대적인 중앙은행 체계가 구축되었다. 과학계에서는 닐스 보어가 원자 구조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양자역학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문화 예술계에서는 기존의 전통적 형식을 파괴하는 아방가르드 운동이 정점에 달했다. 파리에서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이 초연되어 파격적인 리듬과 불협화음으로 관중의 폭동에 가까운 소동을 일으켰으며, 이는 현대 음악의 전환점이 되었다. 문학에서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1권이 출간되었고, 미술계에서는 뉴욕 암모리 쇼를 통해 유럽의 현대 미술이 미국에 소개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는 일제의 무단 통치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조선총독부는 토지조사사업을 본격화하여 경제적 수탈을 가속화했다. 이에 맞서 민족 운동가들은 국내외에서 저항의 기반을 닦았다. 안창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민족의 실력 양성을 위한 흥사단을 창립하였으며, 만주와 연해주 일대에서는 독립군 기지 건설과 무장 투쟁 준비가 활발히 전개되었다.
사회적으로는 인권과 평등을 향한 투쟁이 지속되었다. 영국의 서프러제트 에밀리 데이비슨은 엡섬 더비 경마장에서 여성 참정권을 외치며 국왕의 말 앞에 몸을 던져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전 세계 여성 인권 운동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13년은 이처럼 제국주의의 팽창과 기술적 진보, 예술적 혁신, 그리고 사회적 요구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채 다가올 대전환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