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1911년은 전 세계적으로 제국주의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동아시아에서는 수천 년간 이어온 전제 군주제가 붕괴하고 새로운 정치 체제가 등장한 격동의 시기였다. 한반도에서는 일제의 무단 통치가 본격화되며 식민 지배의 기틀이 다져졌고, 중국에서는 신해혁명이 일어나 청나라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또한 서구 열강 사이의 영토 및 권익 다툼이 고조되며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조가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10월 10일 우창 봉기를 기점으로 신해혁명이 발발하였다. 이 혁명은 청나라의 통치에 반대하고 공화정을 수립하려는 목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전국적인 지지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되었다. 쑨원을 중심으로 한 혁명 세력은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의 성립을 선포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는 사실상 통치력을 상실하였으며, 이는 동아시아 정세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

한반도에서는 일본 제국의 조선 식민 지배가 한층 가혹해진 시기였다.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헌병경찰제를 강화하여 한국인의 저항을 무력으로 억압하는 무단 통치를 실시했다. 일제는 항일 독립운동 세력을 일소하기 위해 '105인 사건'을 조작하여 수많은 애국지사를 투옥하고 고문했다. 또한 토지조사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많은 농민이 토지 소유권을 잃고 소작농으로 전락하는 등 경제적 수탈이 가속화되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국제적 긴장이 극도에 달했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의 모로코 패권을 둘러싼 제2차 모로코 위기(아가디르 위기)가 발생하여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다. 또한 이탈리아와 오스만 제국 사이에서 이탈리아-투르크 전쟁이 발발하여 이탈리아가 리비아를 점령하게 되었다. 이러한 분쟁들은 제국주의 열강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이는 훗날 발발할 대규모 세계 대전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과학과 탐험 분야에서는 역사적인 성과가 잇따랐다. 12월 14일,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이끄는 탐험대가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하며 지리적 발견의 금자탑을 세웠다. 과학계에서는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원자핵의 존재를 입증하여 현대 원자 모델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네덜란드의 헤이케 카메를링 오네스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여 물리학 발전에 기여했다. 한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모나리자'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