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은 과학과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두드러진 해였다.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는 수은을 극저온으로 냉각하는 과정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또한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금박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원자핵의 존재를 규명하였고, 이는 현대 원자 모델의 기초를 확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과학적 성과들은 20세기 물리 세계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뒤바꾸어 놓았다.
동아시아에서는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전제 군주제가 종말을 고하는 거대한 정치적 변혁이 일어났다. 10월 10일 우창 봉기를 기점으로 신해혁명이 발발하였으며, 이는 청나라의 붕괴와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 수립으로 이어졌다. 쑨원을 중심으로 한 혁명 세력은 근대적 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 사건은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민족주의 및 민주주의 운동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지리적 탐험과 고고학 분야에서도 인류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들이 잇따랐다.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이끄는 탐험대는 12월 14일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영국의 로버트 팔콘 스콧 탐험대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거둔 결실이었다. 같은 해 7월,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럼 빙엄은 페루 안데스산맥의 험준한 능선에서 잉카 제국의 잊혀진 도시 마추픽추를 재발견하여 전 세계에 알렸다.
국제 정세와 사회적 측면에서는 기술의 군사적 활용과 노동 인권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었다. 이탈리아와 오스만 제국 사이에서 발생한 이탈리아-튀르크 전쟁에서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항공기가 정찰과 폭격 등 실전에 투입되었다. 한편, 미국 뉴욕의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40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비극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고, 미국 내 노동법 개정과 공장 안전 규정 강화를 이끄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문화와 예술계에서도 상징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였다.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가 초연되어 큰 예술적 성취를 거두었다. 또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모나리자가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예술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1911년은 이처럼 다방면에서 근대적 가치가 정립되고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