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 스타디움(Dodger Stadium)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야구장으로,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 내셔널 리그 소속 팀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홈구장이다. 1962년 4월 10일에 개장한 이 경기장은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와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 이어 메이저 리그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구장이다. 차베즈 래빈(Chavez Ravine)이라 불리는 낮은 언덕 지형에 건설되었으며, 관중 수용 인원은 약 56,000명으로 현재 메이저 리그의 모든 구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건축가 에밀 프라거(Emil Praeger)가 설계한 다저 스타디움은 1960년대 유행하던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다. 언덕의 자연스러운 경사를 활용한 테라스식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관중들이 각 층의 주차장에서 해당 좌석 층으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독특한 접근성을 갖췄다. 외야석 뒤편의 삐죽삐죽한 접힌 판(Folded-plate) 형태의 지붕은 이 경기장의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이며, 파스텔 톤의 좌석 배치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살과 해변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경기 운영 측면에서 다저 스타디움은 전통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Pitcher's Park)으로 분류되어 왔다. 구장이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야간 경기 시 태평양에서 유입되는 서늘하고 습한 공기가 타구가 멀리 뻗어나가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파울 지역이 다른 최신 구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 타자가 파울 플라이로 아웃될 확률이 높다. 외야 너머로는 산 가브리엘 산맥의 수려한 경관이 펼쳐지며, 경기 중 저녁 노을이 지는 풍경은 야구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구장은 수많은 역사적 순간의 배경이 되었다. 다수의 월드 시리즈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졌으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야구 시범 종목 경기와 2009년 및 2017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이 개최되었다. 2020년에는 대대적인 현대화 개보수 작업을 통해 중견수 뒤편에 '센터필드 플라자'를 조성하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증설하는 등 팬들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야구 경기 외에도 비틀즈, 엘튼 존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공연장으로도 활발히 이용되어 왔다.
다저 스타디움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을 넘어 로스앤젤레스의 문화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지상 위의 푸른 천국(Blue Heaven on Earth)'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구장의 명물인 '다저 독(Dodger Dog)'은 방문객들에게 필수적인 먹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샌디 코팩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박찬호, 클레이튼 커쇼 등 시대를 풍미한 투수들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이곳은 다저스 팬들에게 자부심의 상징이자 메이저 리그의 전통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