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WBC)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창설된 국가대항전 성격의 국제 야구 대회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공인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야구 대회로,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 사무국과 선수협회(MLBPA)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주관한다. 다른 국제 야구 대회와 달리 현역 메이저리거들의 참가가 허용되며, 세계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실질적인 야구 월드컵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대회가 창설된 배경에는 야구의 올림픽 정식 종목 퇴출과 메이저 리그의 세계화 전략이 맞물려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야구를 정식 종목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자, 야구의 국제적 입지를 다지고 인기를 끌어올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MLB 사무국은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국가대항전을 기획하였고, 2006년 3월에 16개국이 참가한 제1회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후 2009년에 제2회 대회가 열렸으며, 현재는 4년 주기로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WBC는 메이저 리그 투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고 각 소속팀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독특한 경기 규정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투구 수 제한 규정'이다. 라운드별로 한 투수가 던질 수 있는 최대 투구 수가 엄격히 정해져 있으며, 일정 투구 수 이상을 기록하면 반드시 지정된 날짜만큼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콜드게임 규정과 연장전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하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대회의 효율적인 진행을 돕고 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본인의 국적뿐만 아니라 부모나 조부모의 국적 및 혈통을 따를 수 있게 하여, 야구 저변이 약한 국가들도 메이저리거를 합류시킬 수 있도록 출전 자격을 유연하게 적용한다.
역대 대회 결과를 살펴보면 일본이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었다. 일본은 2006년 초대 대회와 2009년 2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2023년 제5회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최다 우승국(3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제3회 대회에서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대회 사상 최초로 전승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고, 2017년 제4회 대회에서는 야구 종주국인 미국이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참가국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중남미 국가들과 미국, 일본 등 야구 강국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WBC 초기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2006년 제1회 대회에서는 4강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결승전까지 진출하여 일본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에서는 3회 연속으로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BC는 한국 야구계에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확인하고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논의하게 만드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