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스티안 쿠르츠

제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는 오스트리아의 정치인으로, 2017년부터 2019년, 그리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오스트리아 연방 총리를 역임했다. 1986년 빈에서 태어난 그는 취임 당시 세계 최연소 정부 수반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국민당(ÖVP)의 당대표로서 보수 진영의 혁신을 주도했다. 그는 강력한 이민 통제와 감세 정책을 앞세워 대중적인 지지를 확보하며 오스트리아 정치의 중심 인물로 부상했다.

쿠르츠는 이른 나이에 정계에 입문하여 빠르게 승진했다. 2011년 24세의 나이로 내무부 통합 담당 국무비서에 임명되었고, 2013년에는 오스트리아 역사상 최연소 외무장관으로 취임했다. 외무장관 재임 시절 유럽 난민 위기에 직면하자 발칸 경로 폐쇄를 주도하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고, 이는 그가 국민당 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7년 당대표로 선출된 그는 당의 상징색을 바꾸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여 그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첫 번째 총리 임기 중 쿠르츠는 극우 정당인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과 연립정부를 구성했으나, 2019년 '이비자 사건'으로 불리는 정치 스캔들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자유당 소속 부총리가 러시아 재벌 관계자에게 정부 사업권을 대가로 정치 자금을 요구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쿠르츠는 연정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역사상 최초로 의회 불신임안이 가결되어 해임되었으나, 2019년 9월 조기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며 2020년 녹색당과 연계한 두 번째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두 번째 임기 중에는 부패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발목을 잡았다. 2021년 10월, 쿠르츠와 그의 측근들이 정부 예산을 전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보도하게 했다는 뇌물 및 배임 혐의가 제기되었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쿠르츠는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같은 해 12월에는 모든 정치적 직함에서 사퇴하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계 은퇴 이후에도 그는 법적 공방을 이어갔다. 2024년 2월, 오스트리아 법원은 쿠르츠가 과거 의회 조사위원회에서 이비자 사건 및 공공 기업 인사 임명과 관련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오스트리아 전직 총리가 수십 년 만에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로 남게 되었다. 한때 유럽 보수 정치의 새로운 모델로 칭송받던 쿠르츠의 경력은 각종 비리 의혹과 사법적 처벌로 인해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