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엑손 율리우스 '디디' 그레고리우스(Mariekson Julius "Didi" Gregorius)는 네덜란드 국적의 프로 야구 선수로, 주로 유격수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199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그는 야구 가문 출신이며, 2011년 야구 월드컵 우승에 기여한 공로로 네덜란드 왕실로부터 오라녜나사우 훈장을 받아 '서 디디(Sir Didi)'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네덜란드 출신 선수 중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레고리우스는 2007년 신시내티 레즈와 국제 자유계약 선수로 계약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쳐 2015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당시 그는 은퇴한 전설적인 유격수 데릭 지터의 후계자로 지목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초기에는 지터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이내 공수 양면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뉴욕 양키스 시절은 그의 선수 경력에서 전성기로 꼽힌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공격형 유격수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2017년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는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홈런 두 개를 터뜨리며 팀의 시리즈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내야 수비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으며,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2019년 토미 존 수술에서 복귀한 후, 2020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이적 첫해인 60경기 단축 시즌 동안 타율 .284, 10홈런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이후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기량 저하가 겹치며 성적이 하락세를 탔다. 결국 2022년 시즌 도중 필라델피아에서 방출되었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1,000개 이상의 안타와 130개 이상의 홈런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빅리그 무대에서 멀어졌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친 이후에도 그레고리우스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여러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여 조국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또한 멕시코 리그와 미국 독립 리그인 애틀랜틱 리그 등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베테랑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는 야구 실력 외에도 4개 국어에 능통하며 수준급의 그림 실력을 보유한 다재다능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