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드 브로이(Louise de Broglie, 1818~1882)는 19세기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교계의 명사로, 흔히 '도송빌 백작부인'이라는 칭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제3대 브로이 공작 빅토르 드 브로이의 딸로 태어났으며, 외할머니는 나폴레옹 시대의 유명한 문학가인 스탈 부인이다. 1836년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조제프 도송빌 백작과 결혼하여 귀족 사회의 중심 인물로 활동했다.
그녀는 당대 지성미를 갖춘 여성으로서 문학적 재능을 발휘했다. 루이즈는 아일랜드의 민족주의자 로버트 에밋의 전기를 집필했으며, 영국의 시인 로드 바이런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서를 출판하는 등 작가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이러한 저술 활동은 그녀가 가문의 자유주의적 지성주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며, 단순한 귀족 부인을 넘어선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입증한다.
루이즈 드 브로이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기억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신고전주의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가 그린 그녀의 초상화 덕분이다. 앵그르는 1842년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나, 자신의 완벽주의적인 성격과 초상화 작업에 대한 기피 증세로 인해 여러 차례 제작을 중단했다. 결국 수많은 습작과 수정을 거친 끝에 1845년에야 작품이 완성되었으며, 이 그림은 완성 직후부터 앵그르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칭송받았다.
초상화 속에서 그녀는 연한 푸른색 새틴 드레스를 입고 벽난로에 기댄 채 사색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앵그르는 드레스의 부드러운 질감과 광택, 머리 장식, 그리고 거울에 비친 인물의 뒷모습을 정교하게 묘사하여 인물의 우아함과 심리적 깊이를 동시에 포착했다. 벽난로 위에 놓인 오페라 글라스와 꽃, 명함 등은 당시 상류층 여성의 세련된 생활 양식과 사교계에서의 위치를 암시하는 상징물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초상화 예술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신고전주의 특유의 선명한 선과 화려한 색채감이 극대화되어 있다. 인물의 비현실적인 선의 흐름과 장식적인 요소들은 앵그르가 추구했던 이상적인 미의 기준을 잘 드러낸다. 현재 이 초상화는 미국 뉴욕의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에 소장되어 있으며, 미술관의 소장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