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복수정답 사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복수정답 사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사회탐구 영역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입시 혼란 사건이다. 해당 문항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제 지표를 비교하는 문제였으나, 문제에서 제시된 보기의 내용이 실제 통계 수치와 부합하지 않아 논란이 되었다. 이 사건은 수능 역사상 최초로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정답이 수정되고, 대규모 수험생 구제 조치가 이루어진 사례로 기록되었다.

문제의 발단이 된 8번 문항은 지도에 표시된 두 지역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였다.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보기 ‘㉢’은 "유럽연합(EU)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2012년 이후 통계 자료에 따르면 NAFTA의 총생산액이 EU를 추월한 상태였다. 수험생들은 최신 통계를 근거로 해당 지문이 틀렸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평가원은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을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정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의 제기가 수용되지 않자 수험생들은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 12월 선고된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평가원의 재량권을 인정하며 수험생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014년 10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실제 사실과 다른 지문을 정답으로 처리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객관적 진실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이며, 문제의 오류가 명백하다고 판결하여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판결 직후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8번 문항은 모두 정답 처리되었으며, 수험생들의 성적이 재산출되었다. 성적 재산출 결과에 따라 등급이나 표준점수가 변동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제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기존에 불합격했던 학생 중 바뀐 성적으로 합격권에 든 인원들에 대해서는 이듬해인 2015년에 추가 합격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 사태는 수능 시험의 공신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국가 고시 출제 및 검토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 사건의 책임을 지고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했으며, 이후 평가원은 출제 오류 방지를 위해 외부 검토 위원을 확충하고 이의 신청 처리 절차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이 사건은 교과서의 서술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최신 데이터의 정확성이 국가 시험에서 우선되어야 한다는 법적 선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