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피겨 스케이팅 유럽선수권 대회(2001 European Figure Skating Championships)는 2001년 1월 22일부터 1월 28일까지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개최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피겨 스케이팅 대회이다. 유럽 각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여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싱 등 총 4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었다. 이 대회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열려 선수들의 컨디션과 판세를 점검하는 중요한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예브게니 플루셴코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플루셴코는 당시 최고의 라이벌이자 같은 러시아 출신인 알렉세이 야구딘을 제치고 우승하며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야구딘은 프리스케이팅에서의 실수로 인해 은메달에 머물렀으며, 프랑스의 스타닉 자네트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의 결과는 당시 남자 피겨 스케이팅계를 양분했던 플루셴코와 야구딘의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여자 싱글 부문은 러시아 선수들이 시상대를 독점하며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이리나 슬루츠카야가 뛰어난 점프와 연기력을 바탕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마리아 부티르스카야가 은메달, 빅토리아 볼치코바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러시아 국적의 선수가 차지한 이 결과는 당시 유럽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러시아가 얼마나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페어와 아이스 댄싱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페어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옐레나 베레즈나야와 안톤 시하룰리제 조가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고, 프랑스의 사라 아비트볼과 스테판 베르나디스 조가 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아이스 댄싱에서는 이탈리아의 바르바라 푸사르 폴리와 마우리치오 마르갈리오 조가 프랑스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마리나 아니시나와 그웬달 페제라 조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해 이변을 연출했다.
전반적으로 이 대회는 러시아의 독주가 두드러진 대회였다. 러시아는 4개 종목 중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등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총 12개의 메달 중 과반수를 가져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이 대회는 구채점제(6.0 시스템) 시절 유럽 선수들의 높은 기량과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