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崔鍾賢, 1929년 11월 21일 ~ 1998년 8월 26일)은 대한민국의 기업인으로, SK그룹의 제2대 회장을 지냈다. 창업주인 형 최종건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며, 선경그룹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는 단순한 경영자를 넘어 뛰어난 경영 이론가이자 선구적인 통찰력을 갖춘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화학을,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 사고와 경제학적 지식을 두루 갖춘 그는 1962년 귀국하여 형이 운영하던 선경직물에 부사장으로 입사하였다. 그는 섬유 산업에 머물던 회사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원유에서 섬유에 이르는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 계열화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973년 형 최종건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경영권을 승계한 그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1980년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하며 석유화학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고, 이는 훗날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이 되었다. 또한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여 통신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에너지와 통신을 양대 축으로 하는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러한 결단은 오늘날 SK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다.
그는 '인재 양성'을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1974년 사재를 출연하여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조건 없이 지원했다. 이는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믿을 것은 사람뿐"이라는 그의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그룹의 독자적인 경영 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하고, 인간 위주의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SUPEX(Super Excellent Level) 추구 개념을 도입하여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종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도 기억된다. 그는 산림 자원 육성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충주 인등산 등지에 대규모 조림 사업을 전개했으며, 사후에는 매장 중심의 장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화장을 유언으로 남겨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합리적인 경영 철학과 인재에 대한 투자는 아들인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져 현재의 SK그룹을 형성하는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