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호스킨스(Robert William Hoskins, 1942~2014)는 영국의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노동계급의 강인함과 부드러운 인간미를 동시에 표현하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는 단단한 체구와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범죄 스릴러부터 코미디,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영국의 가장 사랑받는 성격파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1942년 잉글랜드 서포크주에서 태어난 그는 정규 교육을 일찍 마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우연히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1970년대 후반 영국 텔레비전 드라마 '하늘에서 떨어진 돈'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1980년 영화 '롱 굿 프라이데이'에서 야심 찬 런던 갱단 두목 해럴드 샌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그를 영국 영화계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정점을 찍은 작품은 1986년 개봉한 닐 조던 감독의 영화 '모나리자'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출소 후 매춘부의 운전기사가 된 조지 역을 맡아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역할로 그는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으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1988년에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혁신적인 영화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에서 탐정 에디 밸리언트 역을 맡아 전 세계적인 대중성을 확보했다. 이후 '후크'(1991)의 스미 역, '슈퍼 마리오'(1993)의 마리오 역 등 다양한 상업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다졌다. 비록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비평적 실패를 겪기도 했으나, 그의 연기력 자체는 언제나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마지막 출연작은 2012년작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었으며, 이곳에서 그는 일곱 난쟁이 중 한 명인 뮤어 역을 연기했다. 2014년 폐렴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밥 호스킨스는 사후에도 영국의 연기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료 배우들과 대중으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