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블레이크

로버트 블레이크(Robert Blake, 1933년 9월 18일 ~ 2023년 3월 9일)는 미국의 배우이다. 본명은 마이클 제임스 빈센초 구비토시(Michael James Vincenzo Gubitosi)로, 뉴저지주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아역 배우로 연기 경력을 시작했으며,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인기 단편 코미디 영화 시리즈인 《아워 갱(Our Gang)》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바비 블레이크(Bobby Blake)' 등의 예명을 사용하다가 성인이 된 후 '로버트 블레이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서부극과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성인 연기자로서 그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한 작품은 1967년에 개봉한 영화 《인 콜드 블러드(In Cold Blood)》이다. 트루먼 카포티의 동명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블레이크는 실제 살인범이었던 페리 스미스(Perry Smith) 역을 맡아 복잡하고 어두운 내면을 탁월하게 연기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깊이 있는 연기력을 갖춘 성인 배우로 인정받았으며, 1997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에서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할 때까지 영화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블레이크의 대중적 인지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린 것은 1970년대 방영된 텔레비전 시리즈 《바레타(Baretta)》(1975~1978)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앵무새를 키우며 변장에 능한 위장 잠입 형사 토니 바레타 역을 맡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길거리의 거친 말투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 캐릭터를 통해 그는 1975년 에미상(Emmy Award) 텔레비전 드라마 부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골든 글로브상(Golden Globe Award)도 거머쥐며 미국 내 최고 인기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년은 충격적인 범죄 사건에 연루되며 완전히 무너졌다. 2001년 5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보니 리 바클리(Bonnie Lee Bakley)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 근처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수사 끝에 2002년 블레이크를 아내의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 사건은 미국 전역의 엄청난 관심을 끌었으며, 오랜 법정 공방 끝에 2005년 형사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사망한 아내의 유족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의 결과는 달랐다. 같은 해 열린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블레이크에게 아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3천만 달러(이후 절반인 1,500만 달러로 감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다. 이 막대한 배상금 판결로 인해 블레이크는 파산을 선고받았고, 할리우드에서의 연기 경력도 영구적으로 끝이 났다. 이후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 은둔에 가까운 삶을 살던 그는 2023년 3월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심장 질환으로 89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