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식 40cm 45구경장 함포(일본어: 45口径九四式40cm砲)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제국 해군이 야마토급 전함의 주포로 운용하기 위해 개발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함포이다. 제식 명칭에는 '40cm'로 표기되어 있으나, 이는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과 런던 해군 군축 조약 파기 이후에도 타국의 견제와 정보 수집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축소하여 부른 기만용 명칭이다. 이 함포의 실제 구경은 46cm(18.1인치)에 달하며, 일본 해군의 최고 기밀로 취급되어 종전 시까지 연합군은 물론 일본 군부 내에서도 극소수만이 그 실제 구경을 알고 있었다.
이 함포의 제원은 인류가 건조한 전함의 주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포신 하나의 길이는 약 21.13m에 달하며, 포신 자체의 중량만 147.3톤에 이른다. 이 포에서 발사되는 철갑탄 1발의 무게는 1,460kg으로, 이를 최대 앙각인 45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약 42km에 달했다. 이는 수평선 너머 적함의 가시거리 밖에서 일격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아웃레인지(Out-range)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 요구된 성능이었으며, 최대 사거리 타격 시 포탄이 날아가는 체공 시간만 1분이 넘게 소요될 정도로 압도적인 투사 능력을 지녔다.
야마토급 전함에는 이 거대한 주포가 3연장 포탑 형태로 총 3기(함수 2기, 함미 1기) 탑재되었다. 3연장 포탑 1기의 총 중량은 약 2,774톤으로, 당시 일본 해군이 운용하던 대형 구축함 1척의 배수량과 맞먹는 엄청난 무게였다. 함포 발사 시 발생하는 후폭풍 또한 상상을 초월하여, 포구 주변의 갑판에 노출된 승조원은 고막이 파열되거나 충격파로 인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컸다. 이 때문에 주포 발사 시에는 갑판 위의 모든 인원이 내부로 대피해야 했으며, 함선의 상부 구조물과 대공포탑 등은 주포의 폭풍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완전히 밀폐된 방패형 장갑을 둘러야만 했다.
94식 40cm 45구경장 함포가 주로 운용한 포탄은 91식 철갑탄과 3식 통상탄(대공탄)이다. 91식 철갑탄은 수면 아래로 파고들어 적함의 흘수선 아래 수중 방어 구역을 타격하도록 설계된 수중탄 효과를 극대화한 포탄으로, 적 전함의 두터운 장갑을 관통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한편, 3식 통상탄은 이 거대한 주포를 대공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포탄으로, 발사 후 공중에서 수많은 파편으로 분리되어 날아오는 적 항공기 편대에 넓은 화망을 구성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3식 통상탄은 포신 내부의 강선 마모를 심화시키고 발사 화염이 지나치게 커 실질적인 대공 요격 효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위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이 함포가 실전에서 거둔 전과는 매우 미미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해전 양상이 전함 간의 포격전에서 항공모함 기반의 함재기를 이용한 항공전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야마토급 전함이 적 주력함을 상대로 이 거대한 주포를 발사할 기회 자체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결국 94식 40cm 45구경장 함포는 '거함거포주의'의 정점이자 기술적 상징으로 완성되었으나, 시대의 변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것이 탑재된 전함들과 함께 바다 밑으로 침몰하며 전함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역사적 유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