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나나

'7인의 나나'는 2002년 1월부터 6월까지 TV 도쿄 계열에서 방영된 일본의 TV 애니메이션이다. '기동무투전 G건담', '자이언트 로보 THE ANIMATION' 등으로 유명한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감독을 맡았으며, 애니메이션 제작은 A.C.G.T가 담당했다. 소심하고 평범한 여중생이 일련의 사고로 인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7명의 인격체로 분열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러브 코미디이자 성장물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짝사랑하는 남학생 카미치카 유이치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주인공 스즈키 나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발명가인 할아버지가 만든 장치의 오작동으로 인해 나나는 7명으로 분리되는 사고를 겪는다. 본체인 나나를 포함해 분노, 명랑, 지성, 울보 등 인간의 희로애락과 특정 기질이 극대화된 분신들이 생겨나며, 이들은 '나나 레인저'라는 팀을 결성해 나나의 사랑을 쟁취하고 고교 입시 합격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명의 인물이 일곱 명으로 나뉘어 각자 뚜렷한 개성을 표출한다는 점이다. 오리지널 나나 외에 난폭한 성격의 나나뻬, 항상 웃는 얼굴의 나나링, 지적인 나나사마, 느긋한 나나꼬 등 6명의 분신은 각기 다른 무지개색 머리색이나 액세서리로 구별된다. 초기에는 분신들이 제각기 돌발 행동을 하여 본체인 나나를 곤란하게 만들거나 서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본래의 나나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서사를 갖추고 있다.

이마가와 야스히로 감독은 주로 열혈 로봇물이나 무협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출가였으나, 이 작품을 통해 소녀 취향의 코미디 드라마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요소를 넘어서, 입시 스트레스와 청소년기의 자아 정체성 확립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화와 연출 또한 안정적이며, 코믹한 전개 속에 감동적인 드라마를 적절히 배합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대한민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 케이블 방송사 퀴니(Qwiny)를 통해 한국어 더빙으로 방영되었다. 당시 정미숙, 양정화, 이현진 등 호화 성우진이 참여하여 1인 다역 및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오프닝 곡과 엔딩 곡 또한 한국어로 번안되어 방영되었으며, 당시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던 세대에게는 독특한 소재와 유쾌한 분위기로 기억되는 추억의 작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