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계 전동차

485계 전동차는 일본국유철도(국철)가 설계하고 제조한 교직류 겸용 특급형 전동차다. 이 차량은 기존의 481계와 483계 전동차를 바탕으로 발전시킨 모델로, 일본 내 전철화 구간의 세 가지 전원 방식인 직류 1,500V, 교류 20,000V 50Hz 및 60Hz에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3전원 방식 전동차다. 이러한 높은 범용성 덕분에 전원 방식이 상이한 노선 간의 직통 운행이 가능해져, 지역 간 이동의 장벽을 허물고 일본 전역의 특급 열차망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중추 역할을 수행했다.

차량의 외관은 국철 시대 특급 열차의 표준 도색인 크림색 4호 바탕에 창문 주위 적색 2호 띠를 두른 디자인이 기본적으로 적용되었다. 생산 시기에 따라 선두부의 형상은 크게 달라졌는데, 초기형은 거대한 본넷 스타일을 채택하여 공기 저항 감소와 소음 차단을 꾀했고, 중기형 이후부터는 열차 병결 및 증해결의 편의를 위해 관통형 운전대를, 후기형은 다시 비관통형 운전대를 채택하는 등 다양한 형태적 변이를 보였다. 1968년부터 1979년까지 총 1,453량이 제조되었으며, 이는 단일 계열 특급형 전동차로서는 일본 철도 사상 최다 생산 기록이다.

기술적으로는 산악 지형이 많은 일본의 철도 환경을 고려하여 억속 제동 장치를 기본으로 장착함으로써 가파른 내리막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우스이 고개와 같은 급경사 구간 통과를 위해 전기기관차와의 협조 운전 기능을 갖춘 파생형 모델인 489계도 개발되어 함께 운용되었다. 실내 설비는 당시 기준으로 우수한 냉난방 시스템과 리클라이닝 시트를 갖추어 승객 편의성을 높였으며, 식당차와 그린샤(특실) 등 다양한 객차 구성을 통해 장거리 여행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1987년 국철 분할 민영화 이후 485계는 JR 홋카이도, JR 동일본, JR 서일본, JR 규슈 등 각 여객 철도 회사로 승계되었다. 각 회사는 변화하는 운송 환경에 맞춰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거나 지역 특색에 맞는 전용 도색을 적용하여 운용 수명을 연장했다. '라이초', '히타치', '하쿠초', '카모메', '니치린' 등 수많은 명문 특급 열차의 주력 차종으로 활약했으나, 1990년대 이후 차량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고속화 및 편의성이 강화된 신형 차량이 대거 등장하면서 점차 주력 노선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2010년대에 접어들며 정기 특급 운용에서 순차적으로 은퇴가 가속화되었다. 2011년에는 JR 서일본과 JR 규슈에서의 정기 특급 운용이 종료되었고, 마지막까지 정기 운행을 유지하던 JR 동일본의 니가타 차량 센터 소속 차량들도 2017년 쾌속 열차 운용을 끝으로 정기 운행을 마쳤다. 이후 일부 차량이 관광 전용 열차인 '조이풀 트레인'으로 개조되어 명맥을 유지했으나, 2022년 '하나(華)'와 '리조트 야마도리' 편성을 끝으로 모든 485계 차량이 폐차되어 일본 철도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