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식 소총

38식 소총(三八式歩兵銃)은 일본 제국 육군이 1905년(메이지 38년)에 제식 채용한 볼트액션 소총이다. 아리사카 나리아키라의 기존 설계를 바탕으로 난부 기지로가 개량하여 완성했으며, 일본군이 제2차 세계 대전 패망 시기까지 주력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무기이다. 사용 탄약은 6.5 × 50 mm SR 아리사카 탄이며, 총기의 명칭은 제식으로 채택된 연도인 메이지 38년에서 유래했다. 영미권 등에서는 설계자의 이름을 따서 '아리사카 소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소총의 개발 배경에는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30식 소총의 결함이 자리 잡고 있다. 30식 소총은 만주의 혹독한 기후와 흙먼지에 매우 취약해 고장이 잦았고, 노리쇠와 갈퀴 등 주요 부품의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난부 기지로 소좌는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고 부품의 강도를 높이는 한편, 진흙이나 먼지 등 이물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노리쇠 윗부분에 금속제 방진덮개(Dust Cover)를 추가하는 개량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38식 소총은 이전 모델보다 신뢰성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38식 소총의 가장 큰 특징은 6.5mm 구경 탄환을 사용한다는 점과 총열이 매우 길다는 점이다. 6.5mm 탄은 당시 서구권 군대의 주력 소총탄(7~8mm급)들에 비해 구경이 작아 살상력과 저지력은 다소 떨어졌으나, 사격 시 반동이 적어 체격이 작은 일본군 보병들이 다루기 쉬웠다. 또한 탄의 탄도가 곧아 명중률이 높았으며 사격 시 발생하는 총구 화염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총의 전체 길이는 1,276mm로 당시 보병용 소총 중에서도 상당히 긴 편이었는데, 여기에 길이 512mm의 30식 총검을 장착할 경우 그 총열 길이가 당시 일본군 보병의 평균 신장과 맞먹을 정도였다. 이는 화력보다 백병전과 총검돌격을 중시했던 일본군의 전술적 교리가 반영된 설계이다.

그러나 38식 소총은 실전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고안된 노리쇠 방진덮개는 노리쇠를 후퇴전진시킬 때마다 금속 마찰음을 크게 발생시켜 매복이나 은밀한 작전 시 병사들의 위치를 적에게 노출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일선 병사들이 규율을 어기고 임의로 덮개를 떼어내어 버리는 경우가 잦았다. 더불어 제2차 중일전쟁을 거치며 중국 국민당군이 주로 사용하는 7.92mm 구경의 마우저 계열 소총과 교전하게 되면서, 일본군 내부에서도 6.5mm 탄의 부족한 대인 저지력과 사거리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화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군은 1939년 7.7mm 탄을 사용하는 99식 소총을 새롭게 제식 채용하였다. 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제국의 열악한 공업 생산 능력과 보급 체계의 한계로 인해, 구형인 38식 소총을 신형 99식 소총으로 완전히 교체하지 못했다. 결국 전쟁이 끝날 때까지 38식 소총은 99식 소총과 함께 일본군의 주력 화기로 혼용되어 사용되는 보급의 난맥상을 낳았다. 1945년 종전 이후에는 일본군의 무장 해제 과정에서 대량의 38식 소총이 연합군, 중국군, 한국군 등에 노획되거나 양도되었고, 국공내전과 6.25 전쟁 등 아시아 일대에서 벌어진 여러 분쟁에서 비정규군이나 2선급 부대의 무장으로 재사용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