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

이육사(李陸史, 1904~1944)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다. 본명은 이원록(李源祿)이며, ‘육사’라는 이름은 그가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사건에 연루되어 대구 형무소에 수감되었을 때의 죄수 번호인 264번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일제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저항 정신을 문학 작품과 독립운동을 통해 실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04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퇴계 이황의 14대손으로 태어난 그는 엄격한 유교적 가풍 속에서 학문을 닦았다. 성인이 된 후에는 중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의열단에 가입하여 무장 투쟁을 전개했으며,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하고 연락책 역할을 수행하는 등 실천적인 투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평생 동안 총 17차례나 투옥되었으나 독립을 향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이육사의 문학은 상징적인 시어와 강렬한 어조를 통해 조국 광복에 대한 염원과 저항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당대 지식인들이 겪었던 고뇌와 절망을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이를 민족 전체의 역사적 의지로 승화시켰다. 그의 시적 세계는 유교적 선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절제된 형식미와 초인(超人)적 기상을 담고 있어, 한국 저항 문학의 정수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는 ‘광야(曠野)’, ‘청포도(靑葡萄)’, ‘절정(絶頂)’, ‘꽃’ 등이 있다. ‘광야’에서는 아득한 과거부터 먼 미래까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노래하며 독립의 당위성을 강조하였다. ‘절정’은 한계 상황에 다다른 절박함을 역설적으로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며, ‘청포도’는 평화로운 고향의 풍경을 통해 광복된 조국에서 누릴 풍요로움과 안식을 서정적으로 노래하였다.

그는 1943년 서울에서 일본 경찰에 검거되어 베이징으로 압송되었으며, 이듬해인 1944년 1월 16일 베이징 주재 일본 영사관 감옥에서 차가운 바닥 위에 순국하였다. 그의 유해는 고향인 안동에 안치되었으며, 사후인 1946년 아우 이원양에 의해 『육사 시집』이 간행되면서 그의 작품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