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피겨 스케이팅 유럽선수권 대회

2002년 유럽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2002 European Figure Skating Championships)는 국제빙상연맹(ISU)이 주관하는 연례 국제 피겨 스케이팅 대회로, 2002년 1월 14일부터 1월 20일까지 스위스 로잔(Lausanne)에 위치한 말레 빙상장(Patinoire de Malley)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유럽 국가를 대표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참가하여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 등 총 네 가지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는 자리였다.

이 대회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올림픽 출전을 앞둔 유럽 지역의 최상위권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 완성도를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대규모 국제 무대였다. 올림픽 메달 경쟁국인 북미 및 아시아 지역 선수들을 의식하며 심판진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유럽 선수들 간의 치열한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야구딘(Alexei Yagudin)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은메달은 역시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더 압트(Alexander Abt)에게 돌아갔고, 동메달은 프랑스의 브라이언 주베르(Brian Joubert)가 획득했다.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이 시상대를 독식하는 강세를 보였다. 마리아 부티르스카야(Maria Butyrskaya)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이리나 슬루츠카야(Irina Slutskaya)가 은메달, 빅토리아 볼치코바(Viktoria Volchkova)가 동메달을 차지하며 러시아 여자 피겨의 저력을 과시했다.

페어 스케이팅 부문에서도 러시아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와 막심 마리닌(Tatiana Totmianina / Maxim Marinin) 조가 우승을 차지했고, 프랑스의 사라 아비트볼과 스테판 베르나디스(Sarah Abitbol / Stephane Bernadis) 조가 은메달, 러시아의 마리아 페트로바와 알렉세이 티호노프(Maria Petrova / Alexei Tikhonov) 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는 프랑스의 마리나 아니시나와 그웬달 페제라(Marina Anissina / Gwendal Peizerat) 조가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이탈리아의 바르바라 푸사르폴리와 마우리치오 마르갈리오(Barbara Fusar-Poli / Maurizio Margaglio) 조가 은메달, 러시아의 이리나 로바초바와 일리야 아베르부흐(Irina Lobacheva / Ilia Averbukh) 조가 동메달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2002년 유럽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전체 12개의 메달 중 8개(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휩쓴 러시아의 압도적인 지배력이 증명된 대회였다. 프랑스 역시 아이스 댄스의 우승을 포함해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유럽 내 주요 피겨 강국임을 입증했다.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메달리스트들은 한 달 뒤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에서도 대부분 시상대에 오르며 2001-2002 시즌 세계 피겨 스케이팅계의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