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하노버 엑스포는 2000년 6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계 박람회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한 등록 박람회로, 독일에서 열린 최초의 세계 박람회이자 21세기를 여는 첫 번째 엑스포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다. 전 세계 155개국과 다수의 국제기구가 참여하였으며, 기존의 하노버 박람회장(Messegelände) 부지를 활용하여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박람회의 핵심 주제는 '인간, 자연, 기술: 새로운 세계의 탄생(Humankind, Nature, Technology)'이었다. 이는 과거의 엑스포가 주로 산업적 성과와 기술의 우월성을 과시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존을 논의의 중심에 두었음을 의미한다. 박람회는 기술 발전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전시장 구성에 있어서도 친환경적 철학이 반영되었다. 새로운 건물을 대량으로 짓기보다는 기존의 전시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보수하여 자원 낭비를 줄였다. 일본관의 경우 건축가 반 시게루가 종이 튜브를 사용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여 큰 주목을 받았으며, 네덜란드관은 수직적 층 구조를 통해 좁은 공간 내에서 생태계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독창적인 건축 미학을 선보였다. 또한 전 세계 곳곳에서 실행 중인 지속 가능한 발전 사례를 소개하는 ‘전 세계의 프로젝트(Projects Around the World)’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공유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관람객 수인 4,000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약 1,80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상당한 재정적 적자를 기록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싼 입장료와 독일 내 홍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었으나, 내용 면에서는 엑스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노버 엑스포에서 강조된 지속 가능성과 생태적 가치는 이후 개최된 2005년 아이치 엑스포나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 후속 박람회의 주제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