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세입자

'2호선 세입자'는 정구슬 작가가 스토리를 쓰고 남수 작가가 작화를 맡은 네이버 웹툰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재되었으며, 서울 지하철 2호선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판타지적 설정과 휴머니즘적 서사를 결합한 작품이다. 대중적인 교통수단인 지하철 내부에 사람들이 몰래 거주한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하여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이호선은 서울메트로의 인턴 역무원으로,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성실히 근무하던 중 우연히 지하철 2호선 열차 내부에 숨어 사는 세입자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사회적인 사정이나 개인적인 상처로 인해 갈 곳을 잃고 지하철의 보이지 않는 빈 공간을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이호선은 처음에는 이들을 규정대로 쫓아내려 하지만, 점차 그들의 기구한 사연을 알게 되면서 세입자들과 기묘한 동거 및 조력을 이어가게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세입자들은 본명 대신 자신들이 머무는 구역이나 사연이 깃든 역의 이름을 별명으로 사용한다. 집단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노인 '성내'를 필두로, 중년 여성 '방배', 청년 '역삼', 가출 소녀 '구의'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이들은 지하철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 캐릭터가 가진 에피소드는 현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실업, 가출, 소외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투영한다.

이 작품은 도시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소외된 이들의 삶을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매일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하철을 정착하지 못한 자들의 안식처로 설정함으로써 역설적인 슬픔과 위로를 전달한다. 자극적인 전개보다는 인물 간의 관계 변화와 심리 묘사에 집중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웹툰의 대중적 성공에 힘입어 '2호선 세입자'는 2016년부터 동명의 연극으로 각색되어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원작의 핵심 설정과 감동을 유지하면서도 무대 공연 특유의 현장감과 코믹한 요소를 더해 장기 상연되는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웹툰과 연극 모두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로 폭넓은 연령층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