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NHK 트로피(1998 NHK Trophy)는 1998-1999 시즌에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의 6번째 대회이자 마지막 정규 예선 대회이다. 이 대회는 1998년 12월 2일부터 12월 6일까지 일본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아이스 아레나에서 개최되었다. 일본 스케이팅 연맹(JSF)이 주관하였으며,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 등 총 4개 종목에서 경기가 진행되었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회였던 만큼, 왕중왕전 격인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위한 선수들의 막바지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치러졌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신성 예브게니 플루셴코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16세에 불과했던 플루셴코는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점프 기술과 예술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은메달은 자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일본의 혼다 다케시에게 돌아갔으며, 동메달은 독일의 안드레이스 블라셴코가 획득했다. 이 결과는 당시 남자 피겨 스케이팅계에서 새로운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타티아나 말리니나가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말리니나는 안정적인 고난도 점프와 성숙한 연기를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위는 러시아의 이리나 슬루츠카야가 차지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3위인 동메달은 우크라이나의 올레나 리아셴코가 기록했다. 타티아나 말리니나는 이 대회 우승의 기세를 몰아 같은 시즌에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 선수권 대회에서도 연달아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페어 스케이팅과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페어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옐레나 베레즈나야와 안톤 시하룰리드제 조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중국의 셴쉐와 자오훙보 조가 은메달, 캐나다의 제이미 살레와 데이비드 펠티에 조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는 프랑스의 마리나 아니시나와 그웬달 페제라 조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러시아의 이리나 로바체바와 일리야 아베르부흐 조가 은메달, 리투아니아의 마르가리타 드로비아즈코와 포빌라스 바나가스 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1998년 NHK 트로피는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직후 맞이한 새로운 올림픽 주기의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림픽을 기점으로 은퇴하거나 휴식기에 들어간 기존 메달리스트들의 공백을 채우며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부상하는 무대가 되었다. 또한 삿포로 동계올림픽과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거치며 높아진 일본 내 피겨 스케이팅의 대중적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한 대회로, 성공적인 흥행과 원활한 운영을 기록하며 ISU 그랑프리 시리즈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