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형 어뢰함(Großes Torpedoboot 1914)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제국 해군이 운용한 대형 어뢰정의 일종이다. 이 함급은 기존의 1913년형 어뢰함(V 25급)을 기반으로 개량된 모델로, 킬(Kiel)에 위치한 게르마니아 조선소(Germaniawerft)에서 건조되어 G 7부터 G 12까지의 함번을 부여받았다. 당시 독일 해군은 이를 '대형 어뢰정(Großes Torpedoboot)'으로 분류했으나, 배수량과 무장, 작전 반경을 고려할 때 영국 해군의 구축함에 상응하는 전력이었으며 실질적으로 구축함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함급의 설계는 1913년형을 바탕으로 하되 선체를 약간 확장하고 기관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기준 배수량은 약 850톤, 만재 배수량은 1,100톤 내외였으며, 3축 증기 터빈을 탑재하여 최대 33~34노트의 고속을 낼 수 있었다. 설계 초기에는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순수 중유 연소 보일러를 채택하려 했으나, 전시 상황에 따른 중유 수급의 불확실성을 우려하여 석탄과 중유를 혼용하는 방식이 유지되거나 일부 적용되었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북해의 거친 해상 환경에서도 우수한 기동성과 내항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무장 체계는 강력한 뇌격 능력과 함대함 포격 능력을 동시에 갖추도록 구성되었다. 건조 초기에는 8.8cm SK L/45 함포 3문을 주포로 탑재했으나,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영국 구축함들의 화력이 강화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전 중반 이후 더 강력한 10.5cm SK L/45 함포로 교체되었다. 주무장인 어뢰는 500mm 어뢰발사관 6문(단장 2기, 2연장 2기 배치)을 장착하여 적 주력함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이 가능했다. 또한 함미에 기뢰 부설 레일을 갖추고 있어 최대 24발의 기뢰를 적재하고 부설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제1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1914년형 어뢰함들은 북해와 발트해를 무대로 정찰, 주력함 호위, 기뢰 부설, 대함 전투 등 다목적 임무에 투입되었다. 이들은 독일 대양함대(Hochseeflotte)의 제3어뢰정 전대 등에 배속되어 유틀란트 해전을 비롯한 주요 해상 작전에서 주력 스크린 전력으로 활약했다. 작전 중 G 9함이 1918년 5월 북해에서 기뢰와 접촉하여 침몰하는 등 일부 손실이 발생했으나, 대부분의 함정은 종전 시점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전쟁이 독일의 패배로 끝난 후, 살아남은 1914년형 어뢰함들은 휴전 협정에 따라 영국 스캐파 플로우(Scapa Flow)로 이동하여 억류되었다. 1919년 6월 21일, 독일 대양함대 사령관 루트비히 폰 로이터 제독이 함대 자침 명령을 내림에 따라 억류된 함정 대부분이 자침되었다. 이때 G 7, G 8, G 10 등은 자침에 성공하여 수장되었고, 일부는 얕은 물에 좌초되거나 자침 실패 후 영국군에 의해 나포되어 이후 해체되거나 표적함으로 처분되었다. 이 함급은 독일 해군이 연안 방어용 소형 어뢰정에서 벗어나 원양 작전이 가능한 현대적인 구축함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