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

《1899》는 2022년 11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국적 미스터리 SF 스릴러 드라마이다. 호평받은 독일의 SF 시리즈 《다크(Dark)》의 공동 창작자인 얀체 프리제(Jantje Friese)와 바란 보 오다르(Baran bo Odar)가 기획하고 제작했다. 이 작품은 1899년을 배경으로 유럽 각국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이민선 '케르베로스호(Kerberos)'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다룬다. 역사극의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극이 전개될수록 복잡한 심리 스릴러와 SF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영국 런던을 떠나 희망을 품고 새 출발을 하려는 다양한 국적의 승객들이 탑승한 케르베로스호가 항해 중 수개월 전 실종되었던 동형선 '프로메테우스호(Prometheus)'의 조난 신호를 수신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선장 아이크 라르센은 승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항로를 변경해 프로메테우스호를 발견하지만, 배 안에는 미스터리한 소년 한 명만이 생존해 있을 뿐 승객들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이후 케르베로스호 내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승객들은 생존을 위한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 시리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다국어 연출이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 덴마크, 포르투갈, 홍콩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대화한다. 이는 승객들 간의 의사소통 단절과 오해를 유발하며 작품 특유의 고립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또한, 각 인물은 과거의 끔찍한 트라우마와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극 중 등장하는 기이한 현상들은 이들의 억압된 기억과 심리를 시각적으로 투영하며 단순한 해양 미스터리를 넘어선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1899》는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유럽 각지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이 어려워지자, 제작진은 독일 바벨스베르크 스튜디오에 유럽 최대 규모의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세트를 구축했다. 거대한 LED 볼륨 월(Volume Wall)을 이용해 배경과 시각 효과를 실시간으로 렌더링하여 촬영하는 이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그린 스크린에 의존하지 않고도 광활한 바다와 선박의 디테일한 환경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냈다.

작품의 결말부에는 1899년의 항해가 사실은 2099년 우주선 내에서 진행되는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었다는 거대한 SF적 반전이 밝혀진다. 창작자들은 당초 이 시리즈를 《다크》와 마찬가지로 총 3개의 시즌으로 완결되는 거대한 세계관으로 기획했다. 공개 직후 여러 국가의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시각적 완성도와 독창적인 스토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1월 넷플릭스 측은 시즌 2 제작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이로 인해 《1899》는 수많은 미스터리와 미완의 이야기를 남긴 채 단일 시즌으로 아쉬운 종영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