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5년은 17세기 말엽의 한 해로, 서기 연호로는 평년이다. 그레고리력에서는 토요일, 율리우스력에서는 화요일에 시작되었다. 이 시기는 근대 초기로 접어드는 전환기적 시점으로, 유럽에서는 절대주의 왕정의 공고화와 상업 자본주의의 발달이 가속화되었으며, 동양에서는 청나라와 조선 등이 각각 강희제와 숙종의 치하에서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는 경제적, 제도적 변화가 두드러진 해였다. 1695년 7월 17일, 스코틀랜드 의회의 승인을 통해 스코틀랜드 은행(Bank of Scotland)이 설립되었다. 이는 잉글랜드 은행 설립 이듬해에 이루어진 것으로, 현대적 금융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다. 또한 영국에서는 출판물에 대한 사전 검열을 규정하던 인쇄 면허법(Licensing of the Press Act)이 갱신되지 않고 만료됨에 따라,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확대되는 중요한 전기를 맞이하였다.
기후 측면에서 1695년은 소빙하기의 영향으로 북유럽 전역에 극심한 재앙이 닥친 시기였다. 특히 에스토니아와 핀란드 지역에서는 1695년부터 시작된 대기근으로 인해 인구의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농작물 수확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으며, 프랑스와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 역시 식량 가격 폭등과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 확산으로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조선에서는 숙종 21년에 해당하는 해로, '을병대기근'이라 불리는 미증유의 대재앙이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1695년부터 전국적인 가뭄과 우박, 서리 등의 이상 기후가 발생하여 농사가 전례 없이 망가졌다. 이는 이듬해인 1696년까지 이어지며 수십만 명의 아사자를 발생시켰고, 국가 경제와 민생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숙종과 조정은 진휼청을 중심으로 구제 사업을 펼쳤으나, 기근의 규모가 워낙 방대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문화와 과학계에서는 저명한 인물들의 부고가 잇따랐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우화 작가인 장 드 라 퐁텐이 4월 13일에 사망하였으며, 네덜란드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7월 8일에 세상을 떠났다. 하위헌스는 토성의 고리를 발견하고 진자시계를 발명하는 등 근대 과학 혁명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세수 증대를 위해 가구의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창문세(Window Tax)가 처음으로 도입되어 이후 건축 양식에 독특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