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코

하치코는 일본의 아키타견으로, 주인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23년 아키타현 오다테시에서 태어난 하치코는 이듬해 도쿄 제국 대학 농학부의 우에노 히데사부로 교수에게 입양되었다. 하치코는 매일 아침 시부야역까지 주인을 배웅하고, 저녁에는 주인의 퇴근 시간에 맞춰 역 앞에서 기다리는 일과를 반복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였다.

1925년 5월, 우에노 교수가 대학에서 강의 도중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주인과의 동행은 중단되었다. 그러나 하치코는 주인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후 9년 9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부야역 광장에 나타나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역 주변의 상인들과 행인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자리를 지키는 하치코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게 되었다.

하치코의 사연은 1932년 한 신문 기사를 통해 일본 전역에 보도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에노 교수의 제자였던 사이토 히로키치가 하치코의 사연을 기고하자, 하치코는 '충견 하치코'라는 칭호를 얻으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1934년에는 하치코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그의 충성심을 기리는 청동 동상이 시부야역 앞에 건립되기도 하였으며, 하치코 본인도 동상 제막식에 참석하였다.

하치코는 1935년 3월 8일, 11세의 나이로 시부야역 인근 거리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사후 하치코의 사체는 박제되어 현재 도쿄 국립과학박물관에 보존 및 전시되어 있으며, 하치코의 장기는 주인의 묘소가 있는 아오야마 영원에 함께 안치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금속 공출령으로 원래의 동상이 녹여지는 수난을 겪기도 하였으나, 1948년 재건되어 오늘날까지 시부야의 만남의 장소이자 명소로 기능하고 있다.

하치코의 일화는 일본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감동을 주었으며, 여러 차례 영화와 서적으로 제작되어 인간과 반려동물 사이의 깊은 교감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시부야역 외에도 하치코의 고향인 오다테역과 우에노 교수의 고향인 미에현 등 일본 곳곳에 하치코를 기리는 기념물이 설치되어 그의 충성심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