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리몬스트룸(Tullimonstrum gregarium)은 고생대 석탄기 후기인 약 3억 년 전 북미 지역의 얕은 바다에서 서식했던 멸종된 해양 동물이다. 1958년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 프랜시스 툴리가 미국 일리노이주의 메이슨 크릭(Mazon Creek) 화석 지층에서 처음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독특하고 기괴한 외형 덕분에 발견자의 이름을 따 '툴리의 괴물'이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1989년에는 일리노이주의 공식 주 화석(State Fossil)으로 지정되었다.
이 생명체의 몸 구조는 현대의 어떤 동물과도 닮지 않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몸길이는 대략 10cm에서 35cm 정도이며, 유선형의 부드러운 몸통 뒤편에는 삼각형 모양의 꼬리 지느러미가 달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몸 앞부분에 길게 뻗어 나온 유연한 주둥이와 그 끝에 달린 이빨이 있는 집게 형태의 기관이다. 또한 몸통 중간 부분에는 가로 방향으로 뻗은 단단한 막대 모양의 구조물이 있으며, 그 양 끝단에 눈이 달려 있어 입체적인 시야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툴리몬스트룸의 계통 분류는 수십 년 동안 고생물학계의 거대한 난제로 남아 있다. 초기에는 연체동물이나 환형동물, 혹은 절지동물의 일종으로 간주되었으나, 2016년 일부 연구팀이 화석에서 척삭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칠성장어와 유사한 원시적인 척추동물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의 연구들에서는 척추동물 특유의 미세 구조가 결여되어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었고, 현재까지도 무척추동물설과 척추동물설이 팽팽하게 대립하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동물이 발견된 메이슨 크릭 지층은 당시 열대 해안의 삼각주 지역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툴리몬스트룸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의 진흙 속이나 수중을 헤엄치며 생활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긴 주둥이 끝의 집게를 이용해 작은 먹잇감을 붙잡아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골격이 없는 연질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석화가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진 덕분에 당시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표본이 되고 있다.
툴리몬스트룸은 생물 진화의 역사에서 기존의 분류 체계에 도전하는 예외적인 존재다. 명확한 친척 관계를 찾을 수 없는 이른바 '고아 분류군'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며, 새로운 분석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그 정체에 대한 가설이 수정되고 있다. 수천 점의 화석 표본이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계통학적 위치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은 고생물학 연구의 복잡성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