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1958년은 냉전 체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인류가 우주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한 해이다. 전년도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1월 31일 자국 최초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어 7월에는 항공우주국(NASA)이 창설되어 본격적인 우주 개발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유럽에서는 유럽경제공동체(EEC)가 공식 출범하며 유럽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프랑스에서는 제5공화국이 성립되고 샤를 드골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정치적 안정을 꾀하였다.

대한민국 내부적으로는 이승만 정권과 자유당의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정치적 격랑이 일었던 시기이다. 1958년 5월 제4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었으며, 연말인 12월 24일에는 이른바 '24호 파동'이라 불리는 국가보안법 개정안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강제로 통과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는 언론의 자유와 야당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켰다. 사회적으로는 전후 복구 사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후 세대의 등장과 함께 근대적 가치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현대 전자 산업의 초석이 되는 중요한 진보가 이루어졌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잭 킬비가 세계 최초의 집적 회로(IC)를 개발하여 컴퓨터와 전자기기의 소형화 및 고성능화를 가능케 하는 혁신을 일으켰다. 또한 비디오 게임의 시초 중 하나로 평가받는 '테니스 포 투(Tennis for Two)'가 윌리엄 히긴보텀에 의해 제작되어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미국 항공우주국 창설과 함께 우주 탐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도 이 해의 핵심적인 사건이다.

전 세계적인 문화와 생활 양식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일본의 닛신식품은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을 출시하여 현대 식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벨기에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세계 박람회인 브뤼셀 엑스포가 개최되어 인류의 평화와 기술 발전을 과시하였다. 대중음악계에서는 훗날 전설적인 아이콘이 된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가 이해에 탄생하며 향후 팝 문화의 흐름을 예고하였다.

대한민국의 경제 및 산업 측면에서는 원조 경제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 경제의 기반을 닦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1958년 10월에는 금성사(현 LG전자)가 설립되어 국내 가전 산업의 효시가 되었으며, 이는 향후 대한민국이 전자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또한 전후 출산율이 급증하며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었고, 이들은 향후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와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