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USS Kentucky, BB-66)는 미국 해군이 제2차 세계 대전 중 건조를 추진했던 아이오와급 전함의 제6번함이자 마지막 함정이다. 아이오와급 전함은 강력한 화력과 빠른 속도를 겸비하여 전함 시대의 정점을 찍은 함급으로 평가받으며, 켄터키 역시 그 설계에 따라 건조가 시작되었다. 이 함선은 몬태나급 전함의 건조 계획이 취소된 이후 미국이 마지막으로 착공한 전함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건조 과정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전황과 해군 전략의 변화에 따라 순탄치 않았다. 켄터키는 1942년 노퍽 해군 조선소에서 처음 기공되었으나, 항공모함 중심의 전술 변화와 물자 우선순위 조정으로 인해 공사가 여러 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1944년 다시 건조가 본격화되어 선체는 진수 가능한 수준인 약 73%의 공정률까지 도달했으나, 1945년 종전과 함께 거대 전함의 필요성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건조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종전 이후 미국 해군은 미완성 상태인 켄터키의 선체를 활용하여 유도 미사일 전함(BBG-1)으로 개조하려는 시도를 했다. 이는 냉전 시대의 신기술이었던 유도 미사일 체계를 전함의 거대한 선체에 결합하여 현대적인 화력을 갖추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대공 미사일과 지대지 미사일 발사 시설을 갖춘 실험적 전함으로의 변신이 다각도로 검토되었으나, 막대한 개조 비용과 급격한 해군 기술의 발전 속에서 해당 계획은 결국 경제성과 효율성 문제로 무산되었다.
결국 켄터키는 미완성 상태로 수년간 보관되다가 1958년에 함정 명부에서 공식적으로 제명되었고, 선체는 고철로 매각되어 해체되었다. 비록 완전한 전함으로 취역하지는 못했으나, 켄터키의 일부는 동급 전함인 위스콘신(BB-64)을 통해 보존되었다. 1956년 위스콘신함이 구축함 이튼호와 충돌하여 선수 부분이 파손되자, 보관 중이던 켄터키의 선수 부분을 절단하여 위스콘신에 이식하는 수리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켄터키는 미 해군 전함 역사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함정으로서 그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