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피에로 콤비(Gianpiero Combi)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로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1902년 토리노에서 태어나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유벤투스 FC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그는 스페인의 리카르도 사모라,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란티셰크 플라니치카와 함께 당대 최고의 골키퍼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콤비는 프로 데뷔부터 은퇴까지 오직 유벤투스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의 표본이다. 1921년 유벤투스 1군 무대에 데뷔한 이래 1934년 은퇴할 때까지 세리에 A 통산 367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골문을 굳건히 지켰다. 특히 그는 유벤투스가 1930-31 시즌부터 1934-35 시즌까지 달성한 세리에 A 5연패, 이른바 '황금의 5년(Quinquennio d'Oro)' 시기를 이끈 핵심 선수였다. 당시 콤비는 당대 최고의 수비수였던 비르지니오 로제타, 움베르토 칼리가리스와 함께 역사적인 수비 라인을 구축하여 명성을 떨쳤다.
국가대표팀에서의 경력 또한 클럽에서의 활약 못지않게 화려하다. 1924년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1927-30년 중부 유럽 인터내셔널 컵 우승에 기여했다. 그의 축구 인생의 정점은 자국에서 열린 1934년 FIFA 월드컵이었다. 당초 은퇴를 준비하던 시점이었으나 비토리오 포초 감독의 설득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였고, 주전 골키퍼이자 주장으로서 이탈리아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견인했다.
플레이 스타일 면에서 콤비는 신장이 아주 큰 편은 아니었으나, 뛰어난 도약력과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이를 완벽하게 극복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한 몸놀림 덕분에 팬들로부터 '고무인간(Uomo di gomma)'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화려한 선방 능력뿐만 아니라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카리스마와 통솔력 또한 탁월했으며, 심리전에도 능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유벤투스의 임원 및 스카우트로 활동하며 축구계에 머물렀으나, 1956년 심장마비로 인해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