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즈카 쇼조(飯塚昭三, 1933~2023)는 일본의 성우이자 배우이다. 도쿄도 출신으로, 특유의 중후하고 굵은 저음을 바탕으로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특촬물에서 활약했다. 그는 주로 악역, 거구의 캐릭터, 위엄 있는 노인 역할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일본 성우계의 대원로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니혼 대학 예술학부 연극학과를 졸업한 그는 극단 활동을 거쳐 성우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압도적인 위압감과 무게감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초기에는 괴물이나 악의 조직 간부 역할을 자주 수행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주요 로봇 애니메이션과 액션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목소리로 자리매김하며 입지를 다졌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기동전사 건담'의 류 호세, '드래곤볼'의 내퍼와 인조인간 8호, '북두의 권'의 하트 등이 있다. '기동전사 건담'의 류 호세 역을 통해서는 주인공 측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드래곤볼'의 내퍼 역을 통해서는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악역의 전형을 연기했다. 또한 '블리치'의 바라간 루이젠번과 같이 노년의 강력한 적 캐릭터를 연기하며 노년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촬물 분야에서의 업적 또한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인조인간 키카이다'의 하카이다를 비롯하여, '우주형사 갸반'의 돈 호러 등 수많은 특촬 시리즈의 최종 보스급 캐릭터와 괴인 목소리를 전담했다. 그는 특촬물에서 단순히 기괴한 소리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에 인격과 카리스마를 부여하여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이즈카 쇼조는 2023년 2월 15일, 급성 심부전으로 인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생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성우 어워드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타계는 일본 성우계에 큰 손실로 여겨졌으며, 그가 남긴 수많은 캐릭터와 연기는 여전히 많은 팬과 후배 성우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