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2

《엑소시스트 2》(Exorcist II: The Heretic)는 1977년에 개봉한 미국의 초자연적 공포 영화로, 세계적인 흥행과 비평적 성공을 거두었던 1973년작 《엑소시스트》의 공식적인 속편이다. 전작을 연출한 윌리엄 프리드킨 대신 존 부어먼이 감독직을 맡았으며, 전작에서 리건 맥닐 역을 맡았던 린다 블레어가 다시 주연으로 출연했다. 또한 리처드 버튼이 메린 신부의 죽음을 조사하는 라몬트 신부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영화의 줄거리는 전작의 사건으로부터 약 4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리건 맥닐은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 터스크 박사의 관리를 받으며 과거의 기억을 억제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한편, 바티칸은 메린 신부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그가 과거에 행했던 엑소시즘의 정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라몬트 신부를 파견한다. 라몬트 신부는 리건의 무의식 속에 여전히 악령의 잔재가 남아 있음을 직감하고, 과학적인 정신 분석 장치인 '싱크로나이저'를 통해 그녀의 기억 속으로 잠입한다.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장치로 등장하는 '싱크로나이저'는 두 사람의 뇌파를 동기화하여 서로의 무의식을 공유하게 만드는 기계다. 이를 통해 라몬트 신부는 리건의 내면에 숨겨진 악령 파주주의 존재를 마주하게 되며, 메린 신부가 과거 아프리카에서 엑소시즘을 행했던 대상인 '코쿠모'라는 인물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영화는 전작의 폐쇄적인 구마 의식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의 초원과 메뚜기 떼의 상징 등을 활용하여 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탐구하려 시도했다.

존 부어먼 감독은 전작의 노골적인 공포 연출을 지양하고 초현실주의적이고 심리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담당하여 기묘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선과 악의 대립을 단순한 종교적 관점이 아닌 인류학적이고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려 했다. 특히 악령을 단순히 물리쳐야 할 대상이 아닌, 인간의 진화와 영적 성장을 방해하는 존재로 묘사한 점이 특징적이다.

그러나 개봉 당시 《엑소시스트 2》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극심한 혹평을 받았다. 전작의 긴장감 넘치는 호러 분위기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난해한 상징주의와 비현실적인 전개는 실망을 안겨주었으며, 제작 과정에서의 잦은 대본 수정과 편집 문제로 인해 서사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실패하고 한때 역사상 최악의 속편 중 하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른 뒤 일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부어먼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미장센과 야심 찬 철학적 시도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