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Anthony Stephen Fauci)는 미국의 의사이자 면역학자로, 세계적인 공중보건 전문가이다. 1984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역임하며 미국의 전염병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부터 조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총 7명의 미국 대통령에게 자문을 제공하며 공중보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다.
파우치는 1940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으며, 코넬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1968년 국립보건원에 합류했다. 그는 인간 면역 체계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했으며, 특히 면역 결핍 질환의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임명된 이후 그는 수십 년간 미국의 전염병 연구와 방역 체계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의학 발전에 이바지했다.
그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1980년대 에이즈(HIV/AIDS)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초기에는 활동가들로부터 연구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그는 환자 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임상 시험 절차를 혁신하고 치료제 보급을 가속화했다.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통령 에이즈 구호를 위한 긴급계획(PEPFAR)' 설계에 핵심적으로 참여하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파우치는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 수칙을 강조하며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으나,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보건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며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파우치는 수십 년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미국 최고 권위의 시민 훈장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받았다. 2022년 12월 공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과학적 진실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현대 의학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전염병 연구와 공공 의료 정책 분야에 방대한 유산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