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파머

새라 파머(Sarah Jane Farmer, 1847~1916)는 미국의 종교 교육자이자 인도주의자로, 오늘날 메인주 엘리엇에 위치한 그린 에이커 바하이 학교(Green Acre Baha'i School)의 설립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유명한 발명가인 모지스 파머(Moses Gerrish Farmer)와 자선가인 해나 파머(Hannah Shapleigh Farmer)의 딸로 태어났으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진보적인 사회적 의식과 영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평생을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1894년, 새라 파머는 부친이 소유했던 메인주의 부지에 '그린 에이커(Greenacre)'라는 이름의 하계 강연회를 창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미국에서 매우 선구적인 시도로 평가받았으며, 종교, 철학, 과학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의 학자와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열린 플랫폼 역할을 했다. 초기 그린 에이커 회의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철학이 만났으며,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보편적 평화와 형제애가 핵심 주제로 다루어졌다.

새라 파머의 삶에서 가장 중대한 전환점은 1900년에 일어났다. 그녀는 팔레스타인의 아카(Akka)를 방문하여 바하이 신앙의 중심 인물인 압둘바하('Abdu'l-Bahá)를 직접 만났으며, 이 만남을 통해 바하이 신앙을 자신의 종교로 받아들였다. 이후 그녀는 그린 에이커의 활동 방향을 바하이 신앙의 가르침과 결합하여 발전시켰으며, 1912년 압둘바하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그린 에이커로 초청하여 역사적인 강연과 모임을 주최하기도 했다.

말년에 새라 파머는 건강 악화와 함께 그린 에이커의 운영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 등으로 고통을 겪기도 했으나, 그녀의 굳건한 신념은 꺾이지 않았다. 그녀는 1916년 사망할 때까지 인류 통합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녀가 세운 그린 에이커는 이후 바하이 공동체에 정식으로 기증되어 현재까지도 중요한 교육 및 수련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새라 파머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드물게 국제적이고 범종교적인 담론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유산은 단순한 종교적 시설을 넘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인류의 공동 번영을 논의하는 화합의 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그녀의 활동은 미국 내 바하이 신앙의 초기 정착과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