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전》(射鵰英雄傳)은 중국의 무협 소설가 김용(金庸)이 1957년부터 1959년까지 연재한 무협 소설이다. 김용의 대표적인 연작 소설인 '사조삼부곡'(한국 출간명 영웅문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후속작인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로 거대한 세계관이 이어진다. 제목의 '사조(射鵰)'는 '독수리를 쏘다'라는 뜻을 지니며, 주인공의 몽골 초원 생활과 영웅적 기상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탄탄한 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을 통해 김용을 중화권 최고의 무협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중국 남송 말기다. 북쪽의 금나라가 쇠퇴하고 몽골 제국이 칭기즈 칸의 영도 아래 강대해지며 남송을 위협하던 격동의 역사적 시기를 무대로 한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국가와 백성을 위하는 대협(俠之大者, 爲國爲民)'의 정신이다. 주인공이 개인적인 복수나 원한 해결을 넘어, 이민족의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단순한 무용을 넘어선 숭고한 대의명분과 애국심을 강조한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끄는 것은 곽정과 황용이라는 두 남녀 주인공이다. 곽정은 천성이 다소 둔하고 우직하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흔들리지 않는 선량한 마음씨를 바탕으로 무림 최고의 고수이자 칭송받는 대협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반면 황용은 천하제일의 기재로 불릴 만큼 영리하고 재치 있으며, 곽정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그를 올바른 길로 이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사람의 성격과 이들이 빚어내는 상호보완적인 로맨스는 소설을 이끌어가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무협 소설로서의 설정과 완성도 또한 매우 뛰어나다. 작품 내 무림의 절대고수들을 방위와 특징에 따라 분류한 '천하오절(天下五絶 -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중신)'의 개념은 이후 무협 장르의 캐릭터 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소설의 주요 갈등 요소인 최고 무공 비급 '구음진경', 곽정을 상징하는 강맹한 무공인 '항룡십팔장' 등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무공 체계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칭기즈 칸과 같은 역사적 실존 인물과 허구의 무림 고수들이 절묘하게 얽히는 전개는 서사에 압도적인 사실감을 부여한다.
《사조영웅전》은 출간 이후 반세기가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아시아 전역에서 끊임없이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고전이다. 수많은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만화, 게임 등으로 각색되었으며, 중화권에서는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기용해 주기적으로 드라마가 리메이크될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1980년대에 번역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한국 내 무협 소설의 대중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