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라이즈가 제작한 SF 자동차 경주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1991년 TV 시리즈로 처음 방영되었으며, 미래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사이버 시스템'을 탑재한 레이싱 카들의 경주를 소재로 한다. 후쿠다 미츠오가 감독을 맡았으며, 기존의 모터스포츠에 인공지능과 첨단 메카닉 설정을 접목하여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작품의 배경은 21세기 초반으로, 포뮬러 원(F1)을 대체하여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사이버 포뮬러' 대회가 중심이 된다. 이곳에 투입되는 머신들은 시속 500km를 상회하는 고속 주행이 가능하며,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최적의 주행 경로를 찾아낸다. 특히 노면 상태나 주행 상황에 따라 차체의 형상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가변 시스템과 일시적으로 속도를 폭발시키는 부스트 기믹은 이 작품을 상징하는 핵심 요소다.
주인공 카자미 하야토는 우연한 계기로 아버지가 설계한 인공지능 '아스라다'가 탑재된 머신에 등록되어 최연소 드라이버로 데뷔하게 된다. 초기 TV 시리즈는 하야토의 미숙함과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었으나, 이후 제작된 OVA 시리즈인 '11(더블원)', 'ZERO(제로)', 'SAGA(사가)', 'SIN(신)'으로 이어지며 성인 드라이버로서의 고뇌와 라이벌과의 치열한 승부를 심도 있게 묘사했다. 블리드 카가, 칼 리히터 폰 란돌, 나이트 슈마허 등 매력적인 라이벌 캐릭터들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메카닉 디자인은 '마크로스' 시리즈로 유명한 카와모리 쇼지가 담당하여 당대 애니메이션 중 최고 수준의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에어로 모드, 랠리 모드 등 지형에 맞춘 변형 설정과 서킷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연출은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작화 퀄리티가 비약적으로 상승하여, 특히 마지막 OVA인 'SIN'의 레이싱 장면은 현재까지도 레이싱 애니메이션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대한민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지상파 방송사를 통해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비디오와 케이블 TV를 통해 전 시리즈가 소개되었다. 단순한 어린이용 만화를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의 교감, 기술의 진보와 인간 정신의 대결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었기에 성인 팬층도 두텁게 형성되었다. 종영 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프라모델, 피규어, 게임 등이 꾸준히 출시되며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