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엠티

빅 엠티(Big Empty)는 미국 서부의 거대한 내륙 분지인 그레이트베이슨(Great Basin) 지역을 지칭하는 관용적 표현이다. 이 지역은 서쪽의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동쪽의 워새치 산맥 사이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으며, 네바다주 대부분과 유타주 서부, 그리고 캘리포니아, 오리건, 아이다호주의 일부를 포함한다. 지리학적으로 외부 바다로 흘러나가는 강이 없는 내륙 배수 체계를 특징으로 하며, 그 거대한 면적과 황량한 경관으로 인해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지형학적으로 빅 엠티는 수많은 남북 방향의 산맥과 그 사이의 평탄한 분지가 반복되는 '분지와 산맥(Basin and Range)' 지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과거 빙하기 시대에는 보너빌 호수와 라혼탄 호수 같은 거대한 담수호들이 이 지역을 덮고 있었으나, 기후가 변화하며 대부분 증발하였다. 그 결과 현재는 그레이트솔트레이크와 같은 염호나, 물이 마른 뒤 소금 결정만 남은 평원인 플라야(Playa)가 곳곳에 형성되어 독특한 시각적 경관을 선사한다.

이 지역의 기후는 극도로 건조한 사막 및 스텝 기후에 속한다. 이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한 공기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가로막혀 비를 뿌리지 못하는 비그늘(Rain shadow) 현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식생은 가뭄에 강한 쑥버드나무(Sagebrush)와 주니퍼 나무 등으로 제한되며, 인구 밀도가 미국 내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인공적인 불빛이 거의 없는 광활한 대지는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적합한 환경 중 하나를 제공한다.

역사적으로 빅 엠티는 쇼쇼니족과 파이우트족 등 북미 원주민들의 터전이었으나,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에 이르러서야 외부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개척자들에게 이 지역은 생존을 위협하는 험난한 장애물이었으며, 금광 개발과 목축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버려진 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연방 정부 소유의 토지가 많아 군사 시험장, 국립공원, 자원 보존 구역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 서부의 원초적인 자연과 고립감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