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 엔터테인먼트(Bandai Entertainment Inc.)는 일본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반다이(현 반다이 남코 홀딩스)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했던 미국 현지 법인이다. 1998년에 설립되어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에 본사를 두었으며,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북미 판권 수입, 영어 더빙, DVD 및 블루레이 배급, 그리고 관련 캐릭터 상품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북미 애니메이션 산업의 황금기와 쇠퇴기를 모두 겪은 상징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설립 초기 반다이 엔터테인먼트는 모기업의 주력 상품인 건담 시리즈를 북미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기동전사 건담'과 '기동전사 건담 외전' 시리즈 등을 현지 TV 채널인 카툰네트워크의 '투나미(Toonami)' 블록에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기점으로 '카우보이 비밥', '아웃로 스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북미 내 일본 애니메이션 저변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코드 기아스 반역의 를르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럭키☆스타' 등 당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심야 애니메이션들을 발 빠르게 수입하여 매니아층을 공략했다. 고품질의 영어 더빙과 화려한 구성의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며 소장용 미디어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했다. 또한 만화책 출판 부문을 통해 일본의 인기 코믹스를 번역 출간하는 등 종합 콘텐츠 배급사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을 통한 불법 다운로드의 확산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으로 인해 물리 매체 기반의 DVD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수익성 악화와 시장 환경의 변화에 직면한 반다이 남코 그룹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북미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그 결과 2012년 1월, 반다이 엔터테인먼트는 신규 판권 계약 중단과 홈 비디오 출시 중단을 발표하며 사실상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사업 종료 이후 반다이 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방대한 양의 애니메이션 판권은 퍼니메이션(Funimation), 센타이 필름웍스(Sentai Filmworks), 라이트 스터프(Right Stuf) 등 다른 북미 배급사들로 분산되어 재출시되었다. 비록 회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일본 애니메이션이 서구권에서 단순한 하위문화를 넘어 주류 엔터테인먼트의 한 축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