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안토니오 페타지니 히메네스(Roberto Antonio Petagine Hernandez)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전 프로 야구 선수이다. 1971년 6월 7일 베네수엘라 누에바에스파르타주에서 태어났으며, 현역 시절 주로 1루수와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시작으로 일본 프로야구(NPB)와 한국 프로야구(KBO)를 두루 거치며 아시아 야구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대표적인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이다.
199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페타지니는 1994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신시내티 레즈 등을 거쳤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주로 백업이나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후보 선수에 머물렀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리그를 압도하는 타격 성적을 기록하며 '마이너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는 아시아 리그 진출의 발판이 되었다.
1999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하며 일본 무대에 데뷔한 페타지니는 첫해부터 홈런왕을 차지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2001년에는 타율 0.322, 39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야쿠르트의 재팬 시리즈 우승을 견인했고, 센트럴 리그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서도 정교한 선구안과 강력한 장타력을 바탕으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는 NPB 통산 16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당대 최고의 강타자로 인정받았다.
2008년 시즌 도중 LG 트윈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되어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입단 당시 서른 후반의 나이로 인해 우려의 시각이 있었으나, 뛰어난 선구안과 클러치 능력을 선보이며 곧바로 팀의 핵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9년에는 타율 0.332, 2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위협적인 타자 중 한 명으로 군림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골라내는 탁월한 능력 덕분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 '페타지니 존'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다.
2009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와의 재계약이 무산되자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복귀하여 한 시즌을 더 보낸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페타지니는 단순히 힘에 의존하는 타격이 아니라 철저한 선구안과 정교한 기술을 바탕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을 동시에 챙기는 '완성형 타자'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의 성실한 훈련 태도와 압도적인 타격 지표는 이후 한국과 일본에 진출하는 외국인 타자들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