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오베넌(USS O'Bannon, DD-450)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해군이 운용했던 플래처급 구축함 중 하나다. 이 함선은 전쟁 중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구축함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태평양 전쟁의 수많은 해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41년 3월에 기공되어 1942년 6월 취역하였으며,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승조원 중 전사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행운의 함선'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오베넌의 가장 대표적인 활약은 과달카날 전역에서 이루어졌다. 1942년 11월에 벌어진 제3차 과달카날 해전에서 오베넌은 일본 해군의 전함 히에이를 포함한 강력한 함대를 상대로 근거리 교전을 벌였다. 당시 오베넌은 적 전함의 포신 아래로 파고드는 과감한 기동을 선보이며 함포와 어뢰로 타격을 입혔고, 이는 연합군이 과달카날의 제해권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솔로몬 제도 주변에서 벌어진 쿨라만 해전, 콜롬방가라 해전 등에 참여하며 일본 해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기여했다.
이 함선과 관련하여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화 중 하나는 '감자 투척 사건'이다. 1943년 4월, 오베넌은 부상한 일본 잠수함 RO-34를 발견하고 근접했으나, 너무 가까운 거리 때문에 주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 갑판 위의 승조원들이 식량 창고에서 가져온 감자를 일본 수병들에게 던졌고, 일본군은 이를 수류탄으로 오인하여 감자를 처리하느라 대응 사격을 하지 못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베넌의 승조원들은 메인주 감자 농가 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오베넌은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총 17개의 종군 성장(Battle Star)과 대통령 부대 표창을 수여받았다. 전쟁 종료 후 1946년에 퇴역했으나, 6.25 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여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이후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하여 해안 화력 지원 임무를 완수했으며, 1970년에 최종적으로 퇴역한 뒤 고철로 매각되어 해체되었다.
USS 오베넌은 미 해군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장을 누비면서도 기적적인 생존 기록을 남긴 군함으로 평가받는다. 수많은 전투에서 선두에 서서 적의 공격을 받아내면서도 침몰하지 않고 승조원을 보호했다는 사실은 플래처급 구축함의 우수한 성능과 승조원들의 뛰어난 숙련도를 입증하는 사례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도 오베넌은 용맹함과 행운을 상징하는 전설적인 구축함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