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9(1946)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의 수호이 설계국(Sukhoi OKB)에서 개발한 초기 제트 전투기다. 개발 코드명은 'K'였으며, 소련이 전후 확보한 독일의 제트 기술과 자체적인 설계를 결합하여 제작되었다. 1946년 11월에 첫 비행에 성공하며 소련 제트 항공기 발전사의 초기 단계를 장식한 기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외형적으로는 독일의 메서슈미트 Me 262와 유사한 쌍발 엔진 배치를 취하고 있다. 주익 아래에 두 개의 엔진 나셀이 장착된 형태였으나, 실제 기체 구조와 세부 설계는 Me 262와는 독립적으로 진행되었다. 추진력으로는 독일 유모(Jumo) 004 엔진을 역설계한 RD-10 터보제트 엔진 두 기를 사용했다. 전면적인 금속제 구조를 채택했으며 기수 부분에는 전륜식 랜딩 기어를 도입하여 이착륙 시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 기체는 소련 항공 기술사에서 여러 기술적 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소련제 전투기 중 처음으로 사출 좌석을 장착했으며, 착륙 시 활주 거리를 단축하기 위한 감속용 낙하산(Drogue parachute)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조종사의 조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종 계통에 유압식 부스터를 적용한 것도 Su-9이 최초였다. 이러한 시도들은 이후 수호이 설계국이 제작하는 후속 기체들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무장 면에서는 기수에 37mm N-37 기관포 1문과 23mm NS-23 기관포 2문을 장착하여 강력한 화력을 보유했다. 또한 날개 아래에 폭탄이나 로켓을 장착할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되었다. 1947년 투시노 공중 퍼레이드에 참가하여 대중에 공개되기도 했으나, 양산 단계로 넘어가지는 못했다. 당시 소련 지도부는 수호이의 설계가 독일 기술의 영향 아래 있다고 판단했거나, 비슷한 시기 경쟁 중이던 미코얀-구레비치(MiG)나 야코블레프(Yak)의 기체들에 비해 압도적인 성능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Su-9의 개량형으로 엔진을 교체한 Su-11(Project KL) 등이 제안되었으나, 결국 1948년 수호이 설계국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면서 개발 프로젝트가 공식 중단되었다. 비록 실전 배치되지는 않았지만, Su-9(1946)은 직선익 제트 전투기 시대에서 후퇴익 제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기술적 가능성을 타진한 중요한 시험적 기체로 남았다. 이후 'Su-9'이라는 명칭은 1950년대에 등장한 전혀 다른 설계의 삼각익 요격기에 다시 부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