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월드(Rain World)는 비디오컬트(Videocult)가 개발하고 어덜트 스윔 게임즈 및 아쿠파라 게임즈가 배급한 생존 플랫폼 게임이다. 2017년에 처음 출시된 이 게임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폐허 속에서 '슬러그캣(Slugcat)'이라 불리는 연약한 생명체가 되어 가혹한 생태계로부터 살아남는 과정을 다룬다. 독특한 물리 엔진 기반의 애니메이션과 정교하게 설계된 인공지능 시스템이 결합하여 여타 게임과 차별화되는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고대 문명이 남긴 거대한 산업 시설과 기계 장치들이 부식되어 가는 곳이다. 이곳의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주기적으로 쏟아지는 치명적인 폭우다. 이 비는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즉사시킬 만큼 파괴적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비가 내리기 전까지 먹이를 찾아 섭취하고 안전한 동면 장소인 셸터(Shelter)를 찾아야 한다. 동면에 성공하면 한 주기가 마무리되며, 충분한 먹이를 먹지 못하거나 비를 피하지 못하면 진행 상황을 잃게 된다.
레인 월드의 생태계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포식자들과 생물들은 단순히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각자의 생존 본능과 지능을 가진 독립적인 개체로 행동한다. 도마뱀, 독수리, 스캐빈저 등은 서로를 사냥하거나 협력하며, 플레이어는 이들의 먹이사슬 관계를 파악하고 이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어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적대감이 변하는 등 유동적인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카르마'라고 불리는 단계를 높여야 한다. 특정 수준의 카르마를 유지해야만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슬러그캣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이 세계의 기원과 순환하는 삶의 굴레, 그리고 거대 인공지능인 '이터레이터(Iterator)'들의 존재를 마주하게 된다. '다섯 개의 자갈(Five Pebbles)'이나 '달을 바라보는 자(Looks to the Moon)'와 같은 존재들과의 만남을 통해 플레이어는 승천과 해탈이라는 철학적인 주제가 담긴 거대한 서사를 경험하게 된다.
2023년에는 대규모 확장팩인 '다운포어(Downpour)'가 출시되어 콘텐츠의 양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확장팩에서는 각기 다른 능력과 고유한 시간대를 가진 다섯 종류의 새로운 슬러그캣이 추가되었으며, 수많은 새로운 지역과 생물군계가 도입되었다. 이를 통해 레인 월드의 복잡한 세계관이 한층 더 깊어졌으며, 탐험과 생존의 재미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