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指定(알 지정)은 일본의 래퍼이자 힙합 유닛 Creepy Nuts의 멤버이다. 본명은 노가미 쿄헤이(野上恭平)이며, 1991년 오사카부 사카이시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 힙합에 입문하여 랩을 시작한 그는 일본 힙합 역사상 최고의 실력파 래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즉흥적인 프리스타일 랩 배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일본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랩 배틀 대회인 ‘ULTIMATE MC BATTLE(UMB)’ 전국 대회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전설적인 성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그는 일본 힙합 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다. 이후 TV 아사히의 인기 힙합 프로그램인 ‘프리스타일 던전’에서 초대 ‘몬스터’와 제2대 ‘라스트 보스’로 활약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음악적으로는 DJ 마츠나가와 함께 결성한 힙합 듀오 ‘Creepy Nuts’의 래퍼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형적인 힙합의 허세나 폭력적인 소재 대신, 자신의 내면적인 갈등, 열등감, 그리고 일상적인 소재를 치밀한 라임과 독창적인 비유로 풀어내는 가사 쓰기 방식을 고수한다. 특히 2024년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쓰인 ‘Bling-Bang-Bang-Born’이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글로벌 아티스트로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R-指定의 가장 큰 강점은 고도의 테크닉과 명확한 발음이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랩 속에서도 가사 전달력이 매우 뛰어나며, 다양한 플로우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또한 상대방이 던진 단어나 상황을 즉각적으로 가사에 녹여내는 순발력은 ‘성덕태자(聖徳太子) 스타일’이라 불릴 만큼 경이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힙합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과거의 명곡들을 오마주하거나 복잡한 복선을 가사에 배치하는 등 문학적인 깊이도 보여준다.
현재 그는 아티스트 활동 외에도 라디오 진행, 영화 및 드라마 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reepy Nuts의 올나잇 닛폰’ 등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탁월한 입담은 그가 단순한 뮤지션을 넘어 종합 엔터테이너로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일본 힙합 배틀 씬의 정점에 섰던 인물이 메이저 음악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그는, 현대 일본 힙합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