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신들과 괴물들》(Justice League: Gods and Monsters)은 2015년에 공개된 DC 유니버스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무비이다. DC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브루스 팀(Bruce Timm)이 제작과 감독을 맡고 앨런 버넷이 각본에 참여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기존의 주류 DC 코믹스 세계관이 아닌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하며, 대중에게 익숙한 영웅들이 전혀 다른 기원과 성격을 가진 '안티히어로'에 가까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세계관의 '트리니티(The Trinity)'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이라는 이름은 공유하지만 그 실체는 완전히 다르다. 슈퍼맨은 조-엘의 아들 칼-엘이 아니라 조드 장군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들 '에르난 게라'로, 멕시코 불법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나 다소 오만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지녔다. 배트맨은 브루스 웨인이 아닌 생물학자 '커크 랭스트롬'으로,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혈청의 부작용으로 인해 흡혈귀와 같은 괴물이 되어 범죄자들의 피를 마신다. 원더우먼 역시 데미스키라의 다이애나가 아니라, 뉴 제네시스의 하이파더의 손녀인 '베카'이며, 아포콜립스와의 정략결혼 과정에서 발생한 비극을 피해 지구로 도망쳐 온 인물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저스티스 리그가 압도적인 힘으로 질서를 유지하지만, 동시에 정부와 대중으로부터 공포와 불신의 대상이 되어 있는 상황을 다룬다. 저명한 과학자들이 잇따라 살해당하고 그 현장에 저스티스 리그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들은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게 된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하고 진범을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서며,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페어 플레이'라는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기존 세계관의 악당인 렉스 루터가 조력자에 가깝게 묘사되거나, 윌 매그너스와 메탈맨들이 중요한 반전 요소로 등장하는 등 캐릭터의 역할 비틀기가 서사의 핵심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브루스 팀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화풍이 돋보이지만, 연출의 수위는 기존 TV 시리즈보다 훨씬 높다. 신체가 절단되거나 피가 낭자하는 등 폭력적인 묘사가 가감 없이 등장하며, 영웅들의 도덕적 딜레마와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무겁게 다룬다. 제목인 '신들과 괴물들'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이들이 인류를 보호하는 신이 될 수도, 억압하는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이중적인 속성을 상징한다.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힘에 대한 책임과 본성(Nature) 대 양육(Nurture)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 작품은 독창적인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팬들과 비평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화의 개봉에 앞서 세계관을 보충 설명하는 3부작 단편 웹 시리즈인 《저스티스 리그: 신들과 괴물들 크로니클》(Justice League: Gods and Monsters Chronicles)이 공개되기도 했으며, 관련 프리퀄 코믹스도 출간되었다. DC 멀티버스 개념을 활용하여 기존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엘스월드(Elseworlds) 스타일의 수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