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 로켓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일본의 차세대 대형 주력 로켓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H-IIA와 H-IIB 로켓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일본의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유지하고 국제적인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이 로켓은 고도의 신뢰성과 함께 발사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을 목표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 설계 면에서 H3 로켓은 1단 엔진으로 새롭게 개발된 LE-9 엔진을 채택했다. LE-9은 세계 최초로 대형 로켓에 팽창식 블리드 사이클(Expander Bleed Cycle) 방식을 적용하여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추력을 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또한, 제작 비용을 낮추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동차 산업에서 사용되는 범용 부품을 일부 도입하는 등 공정 혁신을 꾀했다. 이를 통해 1회 발사 비용을 기존 H-IIA의 절반 수준인 약 50억 엔까지 낮추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H3 로켓은 임무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이 가능하다. 고체 보조 로켓(SRB-3)을 장착하지 않는 기본형부터 2개 또는 4개를 장착하는 모델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페어링의 크기 또한 위성의 규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저궤도 위성뿐만 아니라 정지궤도 위성, 그리고 화성 위성 탐사(MMX)나 달 탐사선과 같은 심우주 탐사 장비까지 폭넓은 중량의 화물을 운송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운용 역사 면에서는 2023년 3월 7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시도된 1호기 발사가 2단 엔진 점화 실패로 인해 궤도 진입에 실패하며 탑재체인 ‘다이치 3호’가 소실되는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한 끝에 2024년 2월 17일 2호기 발사에 성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어 2024년 7월에는 지구 관측 위성 ‘다이치 4호’를 실은 3호기 발사까지 성공시키며 실전 운용 단계에서의 안정성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향후 H3 로켓은 일본의 우주 개발 전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ISS)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차세대 무인 보급선 ‘HTV-X’의 발사를 담당할 예정이며,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과 연계된 달 궤도 우주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 및 탐사 임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일본이 자국의 안보 및 과학 연구를 넘어 국제 우주 협력 체계 내에서 주요한 수송 수단을 보유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