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은 그레고리력으로 한 해의 48번째 날에 해당한다. 연말까지는 평년의 경우 317일, 윤년의 경우 318일이 남는다. 북반구에서는 기상학적으로 겨울의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이며, 동양의 절기상으로는 대개 입춘과 우수 사이에 위치하여 추위가 점차 풀리기 시작하는 전환점의 성격을 띤다.
역사적으로 2월 17일은 인류 지성사와 정치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한 날이다. 1600년 2월 17일,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조르다노 브루노가 우주 무한론과 범신론적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마교황청에 의해 이단으로 몰려 화형에 처해졌다. 이는 근대 과학 정신과 종교적 교리가 충돌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또한 1867년에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첫 선박이 통과하며 동양과 서양을 잇는 해상 경로의 대혁신이 시작되었고, 1979년에는 중국군이 베트남을 침공하면서 중월전쟁이 발발한 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는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폭설로 인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면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이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건축물의 안전 관리 체계와 폭설 대비 매뉴얼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한국 사회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뼈아픈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날은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의 탄생과 서거가 교차하는 날이기도 하다.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1963년 2월 17일에 태어났으며, 영국의 유명 가수 에드 시런 또한 1991년 같은 날 출생했다. 반면 1673년에는 프랑스의 위대한 극작가 몰리에르가 무대 위에서 공연을 마친 직후 각혈하며 쓰러져 이 날 숨을 거두었으며, 현대 재즈 피아노의 거장 셀로니어스 몽크가 1982년 이 날 세상을 떠났다.
기타 사회적 의미로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2월 17일을 '친절을 베푸는 날(Random Acts of Kindness Day)'로 기념하며 타인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선행을 행할 것을 권장한다. 종교적으로는 가톨릭 성인 플라비아노, 성 로물로 등을 기리는 축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2월 17일은 인류의 과학적 진보와 비극적 사고, 그리고 예술적 성취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날이다.